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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펀드·연기금·대부업체 등 1,561조 그림자금융 민낯 공개

■ 한은 자금순환통계 개편

조달·운용내용 파악 가능

올해 말 공식통계 발표

외평기금 '정부부문'으로 외환보유액 항목은 삭제


올해 말 한국의 그림자금융(shadow banking)이 좀 더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그림자금융이란 은행시스템 밖에서 은행과 유사한 기능을 제공하는 비은행 금융기관의 신용중개활동을 말한다. 지금까지 그림자금융 규모를 추계하려는 시도는 많았지만 정확한 규모에 대해선 논란이 많았다.

12일 한국은행은 새로 개편한 자금순환통계를 공개하면서 올해 말까지 그림자금융 통계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한은이 최근 자금순환표를 활용해 추정한 그림자금융 규모는 광의의 규모의 경우 1,561조원, 협의의 규모로는 564조원이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 개편으로 비은행권 자금이 어떻게 조달되고, 어떻게 운용되는지에 대한 내용이 파악될 수 있다"며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림자금융 통계의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펀드·SPC·대부업체 자금흐름 나온다=이번 통계개편에서는 금융 부문 통계분류 기준이 5개에서 8개로 확대됐다. 신설된 부문은 △투자펀드 △연금기금 △전속금융기관 및 대부업체 등이다.

최근 금융시장에서는 단기자금시장펀드(MMF), 수익증권 등 투자펀드의 영향력이 날로 확대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기존에 비은행 하위 카테고리로 분류되던 '투자기관' 통계가 앞으로는 '투자펀드' 부문으로 독립해 'MMF'와 '비단기자금시장펀드(Non-MMF)' 등 두 가지 세부 카테고리로 구분돼서 파악된다.



보험과 묶어서 집계됐던 연금기금은 '연금기금' 카테고리로 따로 떼어냈다. 예금으로 봤던 퇴직연금신탁도 '연금기금' 카테고리에 합쳤다. 이 밖에 금융ㆍ비금융 지주회사, 특수목적회사(SPC), 법인 대부사업자 등을 묶은 '전속금융기관 및 대부업체' 카테고리를 신설했다.

상품별로는 예금의 용도를 '결제성 예금'과 '비결제성 예금'으로 구분됐고 계약기간에 따라 장·단기로 나눴다. 발행규모가 늘어난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은 '파생결합증권' 항목을 새로 만들었다.

◇외평기금 정부로 돌리고 외환보유액은 구분 없애=통계개편에서는 일반정부 범위가 조정됨에 따라 각종 기금과 공공기관 금융상품도 다시 분류됐다. 지금까지 '금융 부문'으로 분류했던 외국환평형기금·국민주택기금·예금보험기금 등은 '정부 부문'으로 옮겨졌다. 자금순환표에 나오던 '외환보유액' 항목은 삭제됐고 '기타 대외채권채무' 안에 합쳤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일본 등 주요국가의 자금순환표에서도 외환보유액은 별도로 구분하지 않는다"며 "통계편제의 신속성, 국가 간 통계 비교가능성 제고를 위해 없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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