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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관련법이 4월 임시국회의 발목을 잡고 있다. 국회는 3일부터 30일간의 일정으로 임시국회를 열었으나 비정규직법 처리를 둘러싼 여야간 마찰로 첫날부터 삐걱대고 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민주당 등 민노당을 제외한 여야가 비정규직법안의 4월 처리에 합의한 상황이어서 9석 의석의 민노당이 법안 처리를 막기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이지만 민노당이 육탄저지도 불사할 방침이어서 처리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민노당 소속 의원 9명과 당직자 등 20여명은 민노당의 요구사항인 사유제한이 관철되지 않은 비정규직법 개정안의 처리에 반발, 이날 새벽 법사위 전체회의실을 점거했다. 민노당은 이날 법사위에 비정규직법 개정안을 상정하지 않겠다는 한나라당 소속 안상수 법사위원장의 약속을 받고 점거를 풀어, 이날 법사위는 예정대로 열렸다. 심상정 민노당 수석부대표는 이와 관련, “금산법 개정안 등 다른 법안 처리엔 협조하겠지만 열린우리당이 비정규직법 개정안 처리를 강행할 경우 육탄저지라도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4월 처리엔 합의했지만 한나라당의 소극적인 자세도 법안 처리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6일 본회의 처리를 위해 비정규직 관련 3법을 3일 법사위 심의에 올릴 수 있도록 의사일정변경동의안을 제출했지만, 이를 안 위원장이 여야간 간사협의가 안됐다는 이유로 거절한 것. 비정규직 법안을 4월에 처리한다는 입장엔 변화가 없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비정규직법 처리를 강행하기엔 노동계의 눈치가 보이는 게 지금 정치권이 처한 현실이다. 이를 의식, 김한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민주노총 지도부와 국회에서 만나 법안 처리 문제를 논했지만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고 헤어졌다. 민노당의 법사위 회의장 점거로 불붙은 여야간 기 싸움은 금산법 개정안 등 합의 처리가 약속된 법안은 물론 3ㆍ30 부동산 대책 관련 법안 등 4월 처리 예정인 각종 법안에 대한 각당의 입장차를 벌리면서 임시국회를 파행으로 몰고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재오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금산법은 법사위 논의 사항을 보고 처리를 결정할 문제”라고 해 금산법 처리에도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더구나 부동산 후속 법안에 대해서는 위헌 가능성을 제기한 상태로 여야간 합의 처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한명숙 총리 지명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일정 등 정치 일정을 둘러싼 불협화음도 임시국회의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한 지명자의 인사청문회의 선결 조건으로 한 지명자의 당적 포기 방침을 이날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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