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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메신저] "리서치센터장도 보고서 써요"

불황 탓 조직 예산 줄어들어

HMC·IBK 등 증권사 9곳 개별산업 전망 등 집필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이 직접 컴퓨터 앞에 앉아 분석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선수 관리하랴 경기 전략 짜랴 이래저래 바쁜 야구 감독이 배트를 챙겨 타석에 들어선 셈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MC투자증권·LIG투자증권·IBK투자증권·토러스투자증권 등 총 9개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은 증권 시황 혹은 개별 산업에 대한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집필하고 있다.

전체 하우스 뷰 조율, 인력 관리, 내부 회의, 대외 홍보 등 각종 업무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조직의 수장이 직접 실무에 뛰어든 이유는 뭘까. 기본적으로 기나긴 증권업계 불황에 따른 비용 절감 여파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불황 탓에 조직 전반의 예산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센터장이라고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며 "최근 센터장으로 승진하고 나서도 담당 섹터(업종·종목)인 반도체·정보기술(IT) 산업에 대한 보고서 작성 업무를 계속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증권업계 구조조정으로 리서치 조직의 규모가 과거에 비해 축소된 점도 원인으로 거론된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에도 직접 리포트를 내는 센터장이 있었지만 자본 시장의 발전과 더불어 조직의 크기가 커지면서 관리와 집필을 동시에 하기가 어려워졌다"며 "최근 몇 년 새 구조조정이 이뤄지면서 겸임이 일정 부분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증권사 애널리스트 수는 1,276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2011년 2월 말 1,580명보다 19.2%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센터장의 보고서 작성 추세가 섹터 출신 애널리스트가 약진한 결과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비용 절감 노력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의 연구원은 "국내 증권사 리서치 조직의 수장 중에서 섹터 출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80%를 넘어간다"며 "개별 산업 보고서는 시황 및 전략 리포트에 비해 발간 리스크가 크지 않아 센터장이 집필하기에 크게 무리가 가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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