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인수를 추진했던 우리금융지주도 이를 포기하고 ING생명에 대한 검토작업에 들어가 금융지주사발(發) 보험업계 재편이 가시화하고 있다.
KB금융지주의 고위관계자는 18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ING생명의 국내 영업력이 약해졌지만 자체 설계사 조직을 갖추고 있어 인수시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낼 수 있다"며 "ING가 아시아태평양 보험법인을 매각할 때 분리매각할지가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어윤대 KB지주 회장은 지난 17일 "ING생명 인수에 관심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ING가 한국 법인만 따로 떼 팔 경우 KB가 1순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ING는 현재 KB금융지주 지분 5.02%를 소유하고 있다. 또 KB생명의 경우 현재 KB와 ING가 지분을 각각 51%, 49%씩 나눠 갖고 있다. 한국 ING생명도 출범 당시에는 ING가 51%, KB가 49%의 지분이 있었다. 두 회사의 제휴관계가 긴밀해 KB가 우선권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ING를 품에 안게 되면 KB도 보험 부문을 키울 수 있게 된다. ING생명이 업계 4~5위 수준인데다 지난해 10월 말 현재 설계사 수가 6,826명으로 자체 영업이 가능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KB금융과 더불어 우리금융도 보험사 M&A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우리금융은 17일 공식적으로 동양생명 인수 추진을 중단했다. 동시에 ING생명 인수 검토작업을 시작했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도 향후 보험업계 재편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지주사의 고위관계자는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의 생명보험시장 진출에 이어 KB금융ㆍ우리금융 등 금융지주사들의 보험시장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신한의 경우 자체성장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신한생명의 성장속도가 빨라 업계 순위재편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한생명은 18일 보고펀드가 진행하는 동양생명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동양생명에는 일부 외국계 보험사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대한생명이 동양생명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