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은 김 회장이 서미갤러리 대출 과정에서 담보로 잡은 고가의 그림을 개인적으로 유용해 하나캐피탈의 출자를 이끌어낸 것으로 보고 수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의혹의 핵심은 김 회장이 서미갤러리 그림을 자기 소유물처럼 사용했다는 것. 서미갤러리는 오리온그룹의 비자금을 세탁해준 혐의를 받고 있는 곳이다. 서미갤러리는 그림을 담보로 미래저축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았는데 김 회장은 이를 다시 제3자인 하나캐피탈에 담보로 제공하고 유상증자에 활용했다는 것이다.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해 초 서미갤러리에 미술품과 부동산을 담보로 285억원을 대출해줬다 손실을 봤다. 정상적이라면 이 그림은 담보로 미래저축은행 소유가 되는 것이 맞다.
그런데 김 회장은 이 그림을 자신의 소유라며 하나캐피탈에 담보로 제공했다. 저축은행 소유 작품을 자기가 담보로 활용한 것이므로 횡령에 해당하는 것이다. 서미갤러리 측에서는 “그림을 담보로 미래저축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았는데 김 회장이 이를 다시 제3자인 하나금융에 담보로 제공하고 유상증자에 활용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반면 하나캐피탈은 유상증자시 김 회장과 미래저축은행에서 소유권 확인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합수단은 서미갤러리와 김 회장, 그리고 하나캐피탈로 이어지는 고가 그림을 매개로 한 거래에 법적인 위반이 있었는지 따져보겠다는 계획이다.
합수단은 이날 4개 저축은행의 여신 및 재무담당 직원들을 소환 조사하며 수사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합수단은 김 회장이 1.000억원 이상의 횡령 및 불법 대출을 해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가운데 상당액은 미래저축은행 영업정지 조치를 막기 위한 정·관계 로비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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