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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직 부회장, 6년만에 매출 2,000억 '우뚝'

주식투자로 돈벌어 KIC 인수<br>삼양감속기등 8개 계열사 거느린 그룹 키워<br>"2020년 매출 10兆·순익 1兆시대 열겠다"


"2020년 그룹 매출 10조원, 순이익 1조원 시대를 열겠습니다" 국내 유명 대기업의 얘기가 아니다. 지난해 551억원의 매출을 올린 KIC의 이상직(44) 부회장이 내건 비전이다. 다소 무모해 보일 수 있지만 이 부회장의 이력을 살펴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는 지난 89년 현대증권 직원으로 사회에 발을 내딛었다. 5년 동안 증권사 경험을 바탕으로 주식에 투자해 큰 돈을 벌었다. 이 돈으로 지난 2001년 하향 곡선을 그리던 KIC를 인수했다. 이후 자회사와 계열사를 잇따라 늘려 현재 삼양감속기ㆍ동명통산 등 8개사(KIC 포함)를 거느리고 있다. 기업 경영 6년만에 전체 2,000원의 매출을 자랑하는 KIC 그룹의 오너로 우뚝 섰다. "투자자로서 첫번째 만루홈런을 치고 경영자로서 2번째 만루홈런을 쳤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계열사들이 각자 분야에서 세계 1ㆍ2위를 다투는 글로벌 니치 기업(틈새시장의 세계 선두 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제 인생 3번째 만루홈런이 될 것입니다" 이 같은 바람은 이미 일정 부분 실현 과정을 밟아가고 있다. KIC는 금속표면경화육성(Hardfacing, 제강용 롤러 표면을 금속 코팅하는 작업), 가열로, 단열공사 분야에서 각각 국내 시장점유율 1위 업체로 부상했다. 또 삼양감속기는 국내 감속기 시장 1위, 동명통산은 국내 자동차용 고무부품 시장 1위며 이스타투자자문(옛 유리스투자자문)은 국내 투자자문 수탁액 기준 6위, 텐커뮤니티는 국내 온라인 부동산 정보 판매 기준 3위를 기록중이다. 계열사들이 이만큼 크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인재를 중요시하는 기업 문화다. 직원들은 순차적으로 모두 동남아 어학연수, 일본 기술연수 등을 6개월 동안 다녀온다. 임원이 되면 고려대 EMBA(임원 MBA) 과정을 이수해야 된다. 정년퇴직 때가 되면 3개월 동안 유급휴가를 줘 퇴직 이후를 대비하도록 했다. 이직률은 5% 미만으로 자연퇴직 등을 감안하면 자발적으로 회사를 나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게 KIC의 설명이다. KIC에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없다. 인수를 통해 커온 그룹 성격상 인력 구조조정이 당연할 것 같지만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 이 부회장은 "인수 등으로 회사가 크다 보니 새로 인수한 회사에 신규 인력 수요가 있어 오히려 감원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적다"며 "재배치를 통해 자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얼마 전 자신의 경영 노하우 등을 담아 '텐배거(Ten Bagger, 10루타 즉 만루홈런)'라는 책을 내놓기도 했다. "중국 속담에 '360행행행출장원(360行行行出狀元)'이란 말이 있습니다. 각자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면 모두 1등을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비전을 설정하고 자기만의 핵심 역량을 강화하면 누구나 텐배거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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