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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BMW에 전기車 배터리 단독 공급

기술력 세계가 인정… "시장 주도 유리한 고지에" <br>삼성·LG등 '리튬이온' 승부수… 채용률 '니켈수소' 역전 눈앞<br>日등 경쟁사도 대대적 투자… 전지 강국들 혈투 불가피 할듯

삼성SDI와 보쉬의 합작사인 SB리모티브 연구원들이 독일 연구소에서 개발 중인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 /삼성SDI 제공


떠오르는 시장인 자동차용 배터리 부문에서 한국이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삼성SDI 등 국내 업체들이 잇따라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와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따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BMW라는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를 잡았다. 물량도 물량이지만 삼성의 2차전지 기술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LG화학도 오는 2010년 양산될 미국 GM의 전기차 시보레볼트(HEV)에 장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대한 단독 공급권을 따냈다. LG화학은 2015년까지 6년간 배터리를 공급하며 이를 위해 2013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공장을 세울 예정이다. ◇국내 업체들 리튬이온 승부수=사실 그동안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일본 업체들이 주도해왔다. 일본이 지난 1990년대 중반 먼저 진출해 선점하고 있던 HEV시장은 대부분 니켈수소 배터리를 채용하고 있다. 삼성과 LG등 국내 업체들이 따낸 계약은 모두 리튬이온 제품이다.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수주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주도권을 '일본형 니켈수소'에서 한국형 '리튬이온'으로 끌어오고 있는 셈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니켈수소에 비해 가격이 10~15% 높지만 50% 이상 높은 에너지 밀도와 출력을 자랑한다. 크기도 작아 차량 디자인 면에서도 유리하다. 삼성SDI의 한 관계자는 "2011년을 기점으로 전기차 시장에서 리튬이온 배터리 채용률이 니켈수소를 역전할 것"이라며 "이번 계약 등으로 이 분야 주도권이 일본에서 한국으로 넘어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규모 면에서 기존 2차전지 시장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한 대에는 휴대폰용 배터리 6,000개와 맞먹는 규모의 전지가 들어간다. 휴대폰 수억개에 들어갈 배터리를 파는 것보다 세계적 자동차 회사 10만대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게 사업적으로 유리하다. ◇일본 등도 투자 확대 나서=특히 세계 유수의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로의 전환에 승부수를 띄우고 있는 만큼 성능의 핵심인 배터리 산업의 성장 전망은 더욱 크다. JP모건에 따르면 2020년 전기차 시장은 1,128만대로 올해 74만대의 15배가 넘는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등 해외 경쟁업체들의 발길도 바빠질 수밖에 없다. 일본의 파나소닉은 2월 1,000억엔을 투입, 차량용 배터리 공장 건립에 나섰다. 히타치는 최근 "차량용 배터리 생산 능력을 2015년까지 70배 이상 늘리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도 7년간 210억원을 투입해 차세대 전지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도요타ㆍ혼다 등 차 업체와 산요 등 배터리 업체, 또 일본 유수의 대학들이 적극 참여한다. 미국 또한 자동차용 배터리 개발에 24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하고 자동차 산업 회생의 핵심 전략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급성장하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 주도권을 두고 세계 전지 강국들의 혈투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SDI 순수 전기차용 배터리 첫 공급=한편 삼성SDI는 3일 BMW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독점 공급하기로 계약하면서 사실상 세계 최초로 순수 전기자동차에 납품하는 전지업체라는 기록을 세웠다. 삼성SDI가 BMW에 배터리를 공급할 전기차는 크게 두 가지다. 순수하게 전기와 모터만으로 구동되는 EV와 충전이 가능한 하이브리드 자동차(PHEV)용 배터리. 예컨대 GM에서 출시하기로 한 시보레볼트의 경우 가솔린 엔진이 탑재되므로 100% 전기차로는 볼 수 없다는 게 삼성SDI 측의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시제품 등 소량 생산을 제외하고는 메이저 자동차 업체 중 BMW의 순수 전기차가 사실상 세계 최초다. 삼성SDI는 이 차량에 배터리를 대량 공급하기로 계약해 국내외 업계로부터 기술력과 마케팅 전략 면에서 후한 점수를 얻고 있다. 특히 저탄소 녹색성장을 차세대 국가 성장엔진으로 삼으려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도 부합한다.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의 첨단 신제품 부품을 국내 기술로 공급해 국가 위상을 격상시키는 한편 SB리모티브를 통해 국내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고용 창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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