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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이 그리는 대선구도] 일단 親盧밀다 막판 단일후보 지지?

가을까진 이해찬등 지원위해 불쏘시개 역할…단일화땐 親盧아니라도 '어쩔수 없이' 밀듯

노무현(오른쪽) 대통령이 22일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제4회 제주평화포럼에서 최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해찬 전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제주=최종욱기자

지난 15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열린우리당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한 노무현 대통령. 대선 6개월을 앞둔 지금, 그가 그리는 대선의 구도는 무엇일까. 연초부터 대선 구도를 놓고 쉼 없이 이어온 노 대통령의 발언들과 청와대의 기류를 보면 정권 재창출을 위한 그림이 사실상 정립된 듯하다. 연초와 비교할 때 미세하나마 변화의 기운도 감지된다. 연초 구도가 “무조건 열린우리당 후보여야 하고 안 돼도 원칙은 지킨다”는 것이었다면 최근에는 “최악의 경우 열린우리당이 아니더라도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면 범여권의 당선 가능 후보를 밀어준다”는 쪽으로 선회했다는 것이다. 일단은 친노 후보를 밀어주되 선거 막판 범여권의 단일화 흐름에 따라 결정되는 후보 쪽으로 돌아서는 ‘2단계 전략’으로 정리할 수 있다. ◇가을 정국까지는 ‘친노’ 불쏘시개=노 대통령은 일련의 공개 발언에서 정권 재창출에 대한 의지와 동시에 친노와 열린우리당에 대한 애착을 거듭 강조했다. 그의 의중을 반영하듯 이해찬 전 총리와 한명숙 전 총리 등 3~4명의 친노 계열 후보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졌다. 일단 무대는 만든 셈이다. 그 중에서도 노 대통령은 이 전 총리에 대해 무척이나 애정을 갖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던 정태호 정무비서관이 이 전 총리의 캠프에 합류한 데 이어 청와대 전현직 비서관들의 이동도 이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의 한 소식통은 “노 대통령과 청와대가 범여권의 대선 후보가 정립되기 시작하는 가을 정국까지는 계속해서 불쏘시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범여권 주자 중 10%대 지지율에 가장 먼저 오른 사람이 한나라당과 대항하는 범여권의 주자로 등극할 확률이 높다고 판단할 때 그 토대는 노 대통령이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얘기다. 노 대통령은 그동안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선거관리위원회와의 충돌도 불사하고 있다. ◇가을 이후에는 단일화 후보 지지=노 대통령이 친노 후보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지만 이런 흐름이 끝까지 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나 정동영 전 우리당 의장 등에 대해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지만 선거 구도에 따라서는 ‘어쩔 수 없는 지지’를 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도 한나라당과 반 한나라당의 ‘1대1 구도’만이 승리의 해법이란 점을 여러 차례 밝히기도 했다. 친노 후보를 우선적으로 밀어주되 선거전 막판 범여권의 승리를 위해 ‘노무현-정몽준 단일화’의 구도를 재연하고 이 때 친노가 아닌 후보라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최근 한나라당 두 대선 주자의 이전 투구는 노 대통령이 일정 부분 바라는 구도라는 해석이 많다. 지지율이 박빙으로 돌아서면서 ‘제2의 이인제’, 즉 한나라당이 둘로 쪼개지는 상황은 대선 승리를 위한 최선의 그림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격투 끝에 회복이 쉽지 않은 상처를 주기만 해도 범여권의 승리 가능성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대선 승리를 위해 이명박 후보보다 박근혜 후보가 나오기를 노 대통령이 기대한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청와대 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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