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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체의 사내 아이디어 공모 열기가 뜨겁다. 현장을 중요시하는 업태 특성을 살려 실제 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통해 내부 비용 절감과 고객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다양한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미 체계적인 내부 제안 시스템을 구축한 주요 백화점 및 대형마트 등은 최근 이와 관련한 내부 인력과 포상제도를 더 강화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최근 매장 내 냉동식품 판매 매대의 가격 표시 방식을 개선했다. 기존에는 상품의 가격만 표시돼있어 많은 냉동상품들 중 해당 상품의 가격이 얼마인지 확인하기 어려웠지만 여기에 상품 이미지를 함께 표시해 한눈에 알아보기 쉽도록 바꾼 것. 현재 시범 운영중인 이 방법은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 다음달부터는 표준화된 가격 고지 표지를 별도로 제작, 전점에서 운영할 예정이다. 롯데마트의 이 같은 시도는 지난 2007년부터 롯데마트 노병용 사장의 제안으로 시작된 전 임직원 '장보기 캠페인'을 통해 사내 제안을 적극 반영한 결과다. 전 임직원이 가까운 점포에서 고객 입장으로 장을 보며 매장의 문제점과 개선안을 사내 인트라넷에 올리면 해당 점포와 관련 부서에서 적용하는 이 시스템은 그동안 2만5,000건의 제안이 들어왔으며 이중 6,000여건이 실제 현장에 적용될 정도로 활성화 됐다. 특히 지난해 말 신설된 고객소통팀이 제안 업무를 전담하면서 인력이 3배 넘게 보충되는 등 이전보다 활동에 더 힘이 실리고 있는 분위기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노병용 사장이 강조하는 '소통'의 실천을 위해 좋은 아이디어는 별도의 사례집까지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작년 12월 사내 최우수 아이디어로 뽑힌 '문자발송 업무 개선제안'을 통해 현재 월 1,000만원 이상의 비용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 점포에서 진행하는 행사 홍보를 위해 지금까지는 등록된 고객 모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을 사용했지만 이를 백화점 내 고객정보시스템과 통합시켜 '맞춤식 마케팅'으로 바꾼 것. 즉 유아용품 이벤트의 경우 해당 연령대의 영·유아 자녀가 있는 젊은 엄마들에게만 정보를 보내는 식이다. 이 백화점은 비용절감 뿐 아니라 실 구매 고객에게 초점을 맞춘 판촉으로 실제 매출 증가 효과도 나올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처럼 신세계백화점은 사내 게시판에 자유롭게 올라온 제안을 모아 반기에 한번씩 최우수 및 우수 사례를 선발하고 있다. 지난해 8,000여건이 넘는 제안 중 1,000여건 이상이 채택돼 현장에 적용되고 있으며 올해도 4개월만에 3,100여건이 접수됐을 정도로 관심이 높다. 배경국 신세계백화점 기업윤리추진팀장은 "현장 업무 경험을 통해 제안되는 사내 아이디어들은 신세계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사내 게시판인 '사이렌 아이디어'를 통해 모아진 직원들의 의견을 내부 심사를 거쳐 실제 운영에 활용한다. 이를 통해 최근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를 인근 학교에 무료로 제공해 학교 꽃밭의 배양토로 제공했고, 다른 기종으로 교체되는 전자레인지를 복지시설에 기부하는 등의 활동도 벌였다. 업계 관계자는 "사내 아이디어 공모는 적은 비용으로도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활성화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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