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스사,기업여신 회수나서/한보·삼미부도후

◎‘자금난’ 중소·중견업체 큰 타격파이낸스사들이 부도설에 휘말려있는 기업들에 대한 대대적인 자금회수에 나서고 있어 해당기업이 심각한 자금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계에서는 사실상 금융기관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파이낸스사를 아무런 통제없이 방치해둔 정부에 대한 책임론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27일 금융계에 재계에 따르면 정부 감독·통제의 사각지대에 자리잡고 있는 파이낸스사들이 최근 일부 기업들에 대한 대대적인 여신회수를 시작,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부도위험성을 배가시키고 있다.

부도설에 휘말려있는 기업의 한 관계자는 『파이낸스회사들이 한보사태에 이어 최근 삼미그룹이 부도처리되자 갑자기 자금상환을 요구, 6백억원 규모의 자금을 당장 마련해야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중소·중견업체들의 부도도미노현상도 이같은 파이낸스사들의 갑작스런 여신회수와 무관치않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스사는 제도권 금융기관과는 달리 해당기업에 대한 분석능력이 없기 때문에 항간에 떠도는 부도설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는게 자금시장의 시각이다.

금융계에서는 최근 정부가 파이낸스사의 난립현상에 대해 여신만을 취급하는 회사라고 안일하게 인식, 아무런 정책도 없이 방치한 것이 현재와 같은 자금시장의 왜곡현상을 부추기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파이낸스사들이 시장상황에 따라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거래기업들의 부도를 담보로한 위험한 발상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파이낸스사에 대한 정부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며 『파이낸스사에 대한 사채동결조치까지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임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기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