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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11월 29일] 빛 뒤의 그늘
입력2010-11-28 14:51:53
수정
2010.11.28 14:51:53
금융부 김영필기자
“좋은 일 되면 그런 것 아닙니까. 하하하.”
지난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김승유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11시간이 넘는 비행시간에도 피곤한 기색이 없었다. 웃으며 임직원들과 인사를 나눈 김 회장은 기자들의 계속된 질문에도 시종일관 여유를 보였다. 그는 “하나의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평가는 시장이 말해준다”며 “인수 소식이 나오자 주가가 올랐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의 말처럼 증권업계와 금융계에서는 하나의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호평이 쏟아졌다. 하나는 외환은행을 품에 안으면서 우리금융(332조원)과 KB금융(329조원)에 이어 자산규모 업계 3위(316조원)로 뛰어올랐다. 부족한 해외지점망도 보충할 수 있게 됐다. 충청ㆍ보람ㆍ서울은행을 인수합병하면서 몸집을 키워온 하나 입장에서는 다시 한 번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하지만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고 했다. 여러 차례의 은행 합병과정에서 생긴 하나금융만의 고질적인 문제가 외환은행 인수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 직원들은 다른 사업부서 직원보다 평균 6~7%가량 급여를 적게 받는다. 채용도 따로 하고 다른 본부로는 전근을 갈 수 없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당시 지방은행인 충청은행을 인수한 하나은행은 12년이 지난 지금도 두 은행원들의 처우를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도 그렇다. 금융노조 비정규직 지부는 2007년 이후 하나은행이 채용한 빠른창구텔러 1,000여명 가운데 거의 대부분이 2년 만에 계약해지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외환은행 계약직 직원들은 벌써부터 고용안정성 문제로 불안해 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합병은행 가운데 하나처럼 직원간 조직문화가 융합되지 못한 곳이 없다고 한다. 하나가 덩치만 커진 은행이 아니라 진정한 금융 ‘빅3’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밑바닥 정서부터 다시 한 번 들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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