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2월 결산법인의 주식 배당금이 본격적으로 지급되면서 배당금을 받아 어떻게 투자해야 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월 결산법인의 배당금 총액은 12조4,167억원(증권예탁결제원 추정치)으로 이 가운데 외국인이 5조3,600억원을 챙겨가며 나머지를 기관과 개인투자자 등이 나눠갖는다. 지난주에 이미 삼성전자 등 53개사에서 2조4,000억원이 지급됐고, 이달 중으로 나머지 10조원 가량이 풀릴 예정이다. 배당금을 받게 되면 우선 주식에 재투자할 지, 펀드 등 간접투자상품으로 갈아탈 지, 종합자산관리계좌(CMA)나 머니마켓펀드(MMF) 등에 묻어놓을 지를 결정해야 된다. 증시는 2ㆍ4분기 기간조정 과정을 거쳐 하반기에 세계경제의 성장세를 확인한 뒤 재차 상승세를 타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배당금을 주식에 재투자할 경우 하반기 강세장을 염두에 두고 업황 호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조선주, 기계ㆍ중공업주, 금융주 등을 매수하라고 조언했다. 또 그동안의 침체를 벗고 기지개를 켤 것으로 기대되는 IT주, 자동차주 등도 유망하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실적호전이 지속될 종목으로 대한항공, 삼성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중공업, 신한지주, LG전자, 한진해운, LG화학, 동부화재, LG데이콤, 코리안리, 대한유화, 한전, 두산, 한화, 코오롱 등을 꼽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인 UBS는 현대차, 한국타이어, 현대백화점, 현대제철, SK, GS홀딩스, 대림산업, 하나금융, 기업은행, 현대해상 등을 추천했다. 만약 1~2년 뒤를 내다본다면 생명보험주 등 장외 우량주를 노리는 전략도 유효하다는 지적이다. 장외 주식 정보제공업체인 피스탁의 김창욱 사장은 “상장 차익이 기대되는 생명보험주는 장외 주식 가운데 가장 리스크가 적고 안정적인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종목들”이라고 말했다. 3년 이상 장기로 투자할 경우에는 가치투자 관점에서 지주사로의 재편을 시도하고 있는 CJ 등이 유망하다는 평가도 많다. CJ의 경우 저가 메리트가 있는데다 앞으로 지주사로 바뀌는 과정에서 삼성생명 주식이나 계열사 지분 가치가 부각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직접투자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간접투자를 할 때는 최소 1년 이상 투자한다는 생각을 갖고 상품을 골라야 한다. 전문가들은 중장기 증시 전망이 긍정적인 만큼 채권형 펀드보다는 주식형 펀드의 비중을 높이되 분산투자 차원에서 국내 펀드와 해외 펀드로 나눌 것을 주문했다. 해외 펀드 역시 특정 지역에 얽매이지 말고 중국ㆍ베트남ㆍ인도 등 이머징 마켓과 일본ㆍ유럽 등 선진국 시장으로 다시 나누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재호 미래에셋증권 자산운용컨설팅본부장은 “최근 간접투자 자금흐름을 보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해외 신흥지역 펀드로 몰리다가 다시 일본이나 유럽 펀드로 옮겨가는 등 변동성이 크다”며 “안정적인 수익을 내려면 여러 지역에 골고루 분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근에는 주식형 펀드 외에 부동산 펀드도 좋은 수익률을 내며 부각되고 있어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부동산에 간접투자할 수 있는 국내외 부동산펀드에는 올들어 5조원 가까운 자금이 유입됐다. 김범석 한국투신운용 대표는 “”최근에는 전체적으로 부동산펀드 수익률이 주춤하는 경향이 있지만 베트남이나 아시아지역 전체를 대상으로 한 부동산펀드는 앞으로도 유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운용의 경우 베트남 부동산 펀드를 이미 내놓았으며, 오는 5월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전체를 커버하는 부동산 펀드를 출시할 방침이다. 증시에 큰 메리트를 느끼지 않는 경우라면 당장 재투자하지 말고 CMA나 MMF 등 단기상품에 묻어놓았다가 추후 투자기회를 노리는 것도 괜찮다. 평소 눈여겨보던 장외종목이 공모를 하거나 유망한 펀드 상품 등이 출시될 때 투자에 나서면 된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들 중에는 현금이 생기면 당장 주식으로 바꿔놔야 마음이 편한 경우가 의외로 많다”며 “투자하지 않고 기다리는 것도 투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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