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감가상각비 증가 순익줄듯

■ 기업회계기준 최종초안2003년부터 공장등 건설비에 해체.복구비 포함

오는 2003년부터 기업이 건물이나 공장을 지을 때 미래의 해체ㆍ복구 비용까지 건설비에 포함시켜야 한다.

이를 테면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할 때 1조원을 투입했다면 지금까지 1조원만 취득원가로 회계처리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원전의 내구연한이 다했을 때의 해체 비용과 언제 발생할 지 모르는 복구비용을 현재 시가로 감안해 회계처리해야 한다. 이 경우 기업의 감가상각비가 늘어나고 순익은 감가상각비 증가분 만큼 줄어들게 된다.

한국회계연구원은 22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기업회계기준서 최종공개초안 2~6호'를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된 기업회계기준서 최종 공개안 2~6호는 앞으로 재경부ㆍ국세청ㆍ한국공인회계사회ㆍ증권거래소 등 15개 기관으로부터 의견조율을 거친 후 확정되면 2003년 1월1일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특히 기업이 보유한 유가증권의 시가평가를 유도하기 위해 모든 유가증권을 시가와 비슷한 개념인 공정가액으로 평가하도록 했다. 다만 만기보유증권(주로 채권)은 예외적으로 원가로 표시하되 만기까지 보유하지 않고 중도에 매각할 경우 3년간 만기보유증권으로 분류를 금지하는 벌칙조항을 도입했다.

무형자산 부문에서는 그동안 무형자산으로 인정됐던 창업비(기업 설립시 등기비용 등)를 비용으로 처리하도록 했으며 교육훈련비, 경영혁신을 위한 지출 등은 기존의 회계기준대로 비용 처리하되 재무제표상에 주석으로 공시하도록 해 기업의 내재가치를 외부에 알리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할 때 미국 회계기준과 동일하게 자본잉여금에 포함시키도록 했다. 따라서 CB나 BW를 발행하고자 하는 기업은 전환사채의 주식전환 이전까지는 부채비율이 증가했지만 앞으로는 부채비율에 아무런 변화가 없게 된다.

또한 기업의 수익 인식기준을 명확하게 했다. 예를 들어 종합상사가 해외에서 물건을 들여와 계열사를 통해 판매할 경우 종합상사와 판매대행사(계열사)의 매출로 동시에 잡히는 부조리가 성행했으나 이번에 발표된 기업회계기준에서는 중복 매출을 금하고 있으며 수입상품의 매출시 판매가액을 매출액으로 계상하지 않고 판매 수수료만 매출액에 포함시키도록 했다.

김경호 한국회계연구원 상임위원은 "이번에 발표된 최종 공개초안은 기업회계기준을 모두 국제 회계기준에 맞도록 변경하는 작업의 시발점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동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