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용 데크 플레이트 생산업체인 덕신하우징이 이르면 다음달 1일께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덕신하우징은 창업주인 김명환 회장이 설립한 철강재 유통업체 덕신상사에서 출발했다. 이후 법인전환과 사명 변경을 거쳐 지금의 덕신하우징이 됐다.
창사 초기부터 약 20년 동안 철강재 구매와 유통을 주력사업으로 하던 덕신하우징은 2,000년대 초부터 데크 플레이트 시장에 진출하면서 건자재 제조기업으로 변신했다.
데크 플레이트란 기존 가설 구조물인 거푸집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자동화 설비로 미리 거푸집을 제작한 다음 타워 크레인을 통해 현장에서 조립해 사용한다. 가설 구조물 설치 및 해체 작업에 소요되는 시간이 절약돼 공사 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또 제작 및 운반을 반(半) 자동화해 노무비 절감에도 큰 효과가 있다. 최근 급격하게 둔화된 건설 경기로 건설사들이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어 데크 플레이트 산업은 현재 가장 각광 받고 있는 산업 중 하나다.
덕신하우징은 뒤늦게 데크 플레이트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20년 이상 구축해온 철강재 구매와 유통의 노하우를 살려 제조원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선재와 강판을 효과적으로 구입해 생산 원가를 낮추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실시한 결과 덕신하우징의 시장 점유율은 후발주자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2002년 9.8%에서 지난해 기준 28%로 빠르게 증가했다.
전 공정을 자동화한 점도 경쟁력 강화에 큰 기여를 했다. 덕신하우징은 전공정 자동화를 통해 원자재 손실률을 최소화하고 업계 최단 납기를 실현해왔다.
덕신하우징은 품질 측면에서도 기존 제품과 확실한 차별화를 두는데 성공했다.
덕신하우징이 독자 개발한 '스피드데크'와 '에코데크'는 기존의 일체형 데크가 가지고 있었던 문제점을 대폭 개선한 탈형 데크 플레이트 제품이다. 2000년대 중반까지 일반적으로 사용되던 4세대 일체형 데크 플레이트는 시간이 지나면 철근을 강판에 고정하기 위해 용접했던 부분이 부식돼 녹이 슨다는 단점이 있었다. 덕신하우징은 이러한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용접점을 노출하지 않고도 4세대 데크 플레이트와 동일한 기능을 낼 수 있는 '스피드데크'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스피드데크'는 강판 하부에 용점점을 없애 녹이 스는 것을 방지한 제품으로,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얻으며 지금까지도 국내 데크 플레이트 시장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덕신하우징은 이에 만족하지 못하고 '스피드데크'를 업그레이드 한 '에코데크'도 개발한다. '스피드데크'는 충분히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지만 용접된 강판을 떼어내야만 누수지점이나 콘크리트의 균열을 확인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었다. 덕신하우징은 이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하면 데크 플레이트 시장의 성장도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6세대 데크 플레이트를 개발하는데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2013년 용접 대신 스페이서라는 강력한 특수 부품으로 철근을 강판에 고정하는 '에코데크' 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직전에 개발한 '스피드데크'의 한계를 또 한 번 극복한 혁신적인 제품이었다.
덕신하우징 관계자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데크 플레이트의 문제점을 극복한 제품을 개발하며 시장을 선도해온 덕분에 덕신하우징이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덕신하우징의 2013년 매출액은 1,044억원, 영업이익은 135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최근 3년 연평균 영업이익 증가율은 96.4%에 달한다.
'에코데크'가 개발되면서 비주거용 건물 공사뿐만 아니라 주거용 건물 공사에도 데크 플레이트가 점차 확대 적용되고 있는 추세여서 덕신하우징의 기업 가치는 더욱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례로 올해 2월 LH공사는 주차장에 적용되는 데크 플레이트를 기존의 일체형에서 탈형 데크 플레이트만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또 그 동안 데크 플레이트가 적용되지 않았던 지상층에도 탈형 데크 플레이트를 적용하는 방안을 덕신하우징과 단독 협의 중이다.
덕신하우징은 해외 건설시장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2012년 베트남과 앙골라·아랍에미리트(UAE)를 시작으로 해외 장에 진출한 덕신하우징은 지난해는 업계 최초로 100만달러 수출탑을 수상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데크 플레이트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국내 정보기술(IT) 대기업들이 베트남 현지에 대규모 생산 시설 설립을 예정하고 있는데다, 2015년 아시안게임 개최를 위해 베트남 정부가 주도적으로 대형 공사를 추진 중으로 이미 성공적인 트렉 레코드를 보유한 덕신하우징의 수출량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수인 덕신하우징 대표는 "이번 코스닥 상장은 국내 1위를 넘어 세계 시장에서도 인정받는 건축자재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과정"이라며 "공모자금은 생산 설비 확대, 연구개발 역량 강화 등 회사의 가치를 더욱 높이는 데 대부분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23일부터 이틀간 공모… 일반투자자에게 40만주 배정 한동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