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035720)카카오가 합병 상장 첫날인 14일 급등하며 코스닥 대장주로 올라섰다. 시장전문가들은 "최근 주가하락을 불러왔던 카카오톡 검열 문제는 경영진의 단호한 대처로 봉합되는 분위기"라며 "하반기부터 양사의 합병 시너지에 따른 점진적인 실적개선으로 주가가 견조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다음카카오는 합병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되며 장중 한때 9%대까지 오른 끝에 전거래일 대비 8.33% 오른 13만9,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와의 합병 신주가 상장되면서 다음카카오의 주식 수는 전날 1,356만주에서 5,656만주로 늘어났다.
시가총액도 전날 1조7,414억원에서 이날 7조8,679억원으로 뛰어 셀트리온을 제치고 코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코스닥시장에서 정보기술(IT) 기업이 시총 1위 자리를 차지한 것은 지난 2008년 SK브로드밴드에 이어 5년 9개월 만이다.
다음카카오의 이날 주가향방은 최근 발생한 사이버 검열 논란으로 관심을 모았다. 김창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사이버 검열 논란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날 다음카카오의 주가는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하며 상승한 모습을 보였다"며 "다음카카오 경영진의 신속한 대응이 투자심리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는 검찰의 사이버 검열 이슈로 주가가 이달 2일 이후 6거래일 만에 23% 하락하는 등 논란이 확산되자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감청 영장에 응하지 않겠다"며 단호한 대응책을 밝혔다.
일부에서는 다음카카오의 이번 대응이 실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다음카카오가 적법하게 발부된 영장 집행을 거부할 경우 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고 대표가 처벌 받는다 해도 사이버 검열 문제가 끝난다고 볼 수 없다"며 "다음카카오가 내놓은 기술적인 대책이 검열 문제를 완벽히 해결할 수 있는지 점검해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검열 이슈에 따른 카카오톡 사용자 이탈은 우려할 수준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이성빈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톡의 일일이용자수(DAU)가 약 2,600만명으로 줄어들기는 했지만 감소율이 1.5%에 불과한 수준"이라며 "최근 대체 메신저로 떠오른 독일계 텔레그램의 경우 이용 가능한 콘텐츠가 부족하고 이용자 수도 미미해 카카오톡을 위협할 만한 요소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시장전문가들은 다음카카오의 이후 주가흐름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합병에 따른 중복 사업 정리와 신규 사업에 대한 인력구조 개편 등을 통해 본격적인 시너지가 발생하면서 하반기부터 실적개선에 따라 주가흐름도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 다음카카오의 주가하락은 검열 악재뿐만 아니라 메신저시장 자체에 대한 우려 때문이기도 하다"며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과 텐센트·위메이드 등 우호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기타주주 중 추가로 차익실현에 나설 가능성이 낮아 주가는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