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 연금보험과 질병보험 상품의 보험료가 인상될 전망이다. 반면 종신보험과 같은 사망보장상품의 보험료는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보험가입자의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건강검진으로 질병이 드러날 확률과 병원 입원율 등은 과거에 비해 늘어난 반면 사망률은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개발원은 최근 현재 사용 중인 ‘4회 경험생명표’ 개정작업에 착수했다. 또 개발원은 ‘경험발생률 및 입원ㆍ수술률’ 등도 함께 개정할 방침이다. 경험생명표란 보험개발원이 보험가입자들의 성별ㆍ연령별 사망률과 남은 수명 등을 예측해 만든 표로 보험료 산정의 기준이 된다. 경험발생률 및 입원율 역시 질병보험료 산정의 기준이 되는 것으로 보험가입자가 병에 걸릴 확률과 이에 따른 입원율 등을 예측해 만든다. 박상래 보험개발원 생명보험본부장은 “경험생명표는 3년을 주기로 개정작업을 해왔고 현재 사용 중인 제4회 경험생명표가 지난 2002년에 작성된 것이기 때문에 최근 개정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질병ㆍ사고로 인한 사망률은 개개인들의 건강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의료기술의 발달에 따라 과거 통계보다 떨어지고 이에 따라 평균수명은 늘어난다. 건강보험료 산출에 중요한 요소가 되는 질병 발생률이나 입원율 역시 같은 이유로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보험가입자들이 보험료를 더 내거나 덜 내지 않도록 3년에 한번씩 보험료 산출의 기초가 되는 각종 위험률을 개정하는 것이다. 보험개발원은 2001년부터 2004년까지 보험가입자의 통계를 분석한 후 금융감독원과 협의를 거쳐 하반기 중으로 5회 경험생명표를 작성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 연말쯤부터 사망보험은 물론 건강ㆍ연금보험 상품의 보험료가 일제히 조정될 전망이다. 박 본부장은 “아직 개정작업 초기이므로 각 상품의 보험료가 얼마나 인상 또는 인하될지 알 수 없다”며 “다만 사망률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종신보험과 같은 사망보험 상품의 보험료는 인상될 것으로 보이고 평균수명 증가와 발병률 등의 상승으로 암보험을 비롯한 건강보험 상품의 보험료는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종신ㆍ정기보험 등 사망보험 상품은 개인의 사망률이 떨어지게 되면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사망보험금을 지급할 확률도 낮아지므로 보험료가 인하된다. 반면 평균수명의 증가는 살아 있는 동안 계속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연금보험의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진다. 또 질병보험 역시 의료기술이 좋아지고 개인들의 정기적인 건강검진 횟수도 많아져 질병판정을 받을 확률이 높아짐에 따라 보험가입자들의 발병률과 입원율도 늘기 때문에 보험료가 오른다. 2002년 개정된 4회 경험생명표에서는 사망률이 30% 안팎 떨어져 종신보험의 보험료가 10%에서 20% 가량 인하됐다. 반면 연금보험은 보험계약자의 평균수명이 남자 72.3세, 여자 80.9세로 제3 경험생명표보다 각각 3.9세, 3세 늘어나면서 5% 이상 인상됐고 질병보험료 등도 소폭 올랐다. 그러나 질병보험 등은 대부분 사망과 질병발생 등을 동시에 담보하기 때문에 상품이 어떤 담보에 비중을 두느냐에 따라 보험료는 인상 또는 인하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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