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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 동안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전자제품의 명가' LG전자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그동안 발목을 잡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회복세가 본격화된데다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존재감을 늘린 3D TV 분야의 상승세도 지속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LG전자가 지난 2009년 이후 달성하지 못했던 '조 단위 흑자'를 올해 3년 만에 이뤄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부활의 신호탄 '옵티머스 LTE'=지난해 10월 출시된 LTE 스마트폰 '옵티머스 LTE'는 LG전자 스마트폰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옵티머스 LTE는 출시 후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 75만대를 돌파했다. 국내에서 출시된 LTE 스마트폰 중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최근에도 하루 평균 개통량이 4,000대에 달하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글로벌 LTE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가파른 상승세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4∙4분기 글로벌 LTE 스마트폰 시장에서 8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HTC를 제치고 2위에 올라섰다. 전 분기 12.5%였던 점유율은 20%로 늘어나며 주요 스마트폰 업체 중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이 같은 판매량에 힘입어 지난해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도 전년 대비 325% 상승한 2,020만대를 기록했다.
LG전자는 올 상반기에만 최소 3종 이상의 전략 스마트폰을 선보일 예정이다. 먼저 1∙4분기에는 신흥국가를 겨냥한 보급형 LTE 스마트폰을 내놓는다. 이어 고성능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 프리미엄 LTE 스마트폰도 출시할 계획이다. 또 태블릿폰인 '옵티머스뷰'도 상반기 중 선보인다.
향후 예상되는 LTE 특허분쟁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앤코에 따르면 LG전자는 전세계 LTE 특허 중 가장 많은 23%를 보유하고 있다. 시장가치로만 79억달러(약 8조8,900억원)에 달한다.
김혜용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LTE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LG전자의 스마트폰 경쟁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며 "스마트폰 라인업도 한층 좋아져 판매량과 이익률도 정상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3D TV 세계 1위 목표=LG전자가 극심한 어려움을 겪던 지난해에도 자존심을 지킨 분야가 바로 3D TV다. LG전자는 지난해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에서 매분기 흑자를 기록해 연간 4,23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1등 공신은 3D LCD TV다.
시장조사기관 NPD에 따르면 미국 3D LCD 시장에서 LG전자는 지난해 1ㆍ4분기 8%의 점유율로 출발해 4ㆍ4분기 27%로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또 다른 선진시장인 유럽에서도 같은 기간 11%에서 15%로 점유율이 상승했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와 중남미 등 두 개 대륙에서는 1위를 달리고 있다.
LG전자는 이 같은 상승세에 따라 올해 세계 3D LCD TV 시장에서 25% 이상의 점유율로 1위에 오른다는 목표를 세웠다.
3D TV 시장 상황도 다소 개선되는 분위기다. 특히 오는 8월 열리는 런던올림픽은 일부 경기가 3D로 중계될 예정이어서 세계 3D TV 확산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중국의 대형 TV 판매량이 84% 급증하며 올림픽 특수를 재확인한 바 있다.
임돌이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3D TV와 LED TV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이 증가해 LG전자는 올해 점진적인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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