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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시장도 공황상태로”/1불 1천3백원 돌파

◎종금 영업정지로 거래라인 끊겨/“현재 환율급등 서곡에 불과… 2천원시대 대비를”/정책당국 개입도 당분간 힘들듯자금시장에 이어 외환시장도 공황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환율이 사상 최고치인 달러당 1천3백40원까지 폭등했고 종금사로 향하는 달러공급라인은 끊어졌다. 지난 2일 9개 종금사에 대해 영업정지조치가 내려진데 이어 이들 종금사의 외환업무를 다른 금융기관으로 넘긴다는 결정이 국제통화기금(IMF) 합의문에 실린 것으로 밝혀지자 외환시장에서는 자금시장과 하나도 다를 바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외환시장의 관심은 달러거래가 언제쯤 정상화될지, 어느 선에서 환율상승세가 꺾일지 등에 쏠리고 있다. ◇외환시장 동향=연일 오름세를 지속하며 지난 3일 장중한때 달러당 1천2백90원까지 치솟았던 원화의 대미달러환율은 IMF협상이 마무리된 지난 4일 전날보다 달러당 93원40전이나 폭락한 1천1백56원10전에 그쳐 『이제 외환시장이 안정되는게 아니냐』는 성급한 기대가 고개를 들기도 했다. 그러나 5일 환율이 상승세로 반전됐고 8일엔 달러당 1천3백원선이 힘없이 무너졌다. 이날 환율은 기준환율인 달러당 1천2백20원40전보다 무려 1백20원이나 높은 1천3백42원40전까지 급등했다. ◇외환시장 불안요인=위기의 발단은 종금사쪽이 제공했다. 은행들은 9개 종금사를 제외한 나머지 종금사들이 영업정지만 당하지 않았을 뿐 금융기관으로서의 신용을 거의 상실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시중은행이 종금사와의 외환거래 라인을 완전히 끊어버린 이유다. 계절적 수급요인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전통적으로 기업들의 달러수요가 많은 연말인데다 8일처럼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주초반일 경우 환율은 상승세를 탈 수 밖에 없다. 여기에 기업체 연쇄부도가 외환시장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금융시스템이 붕괴된 상태에서 거대재벌마저 쓰러지고 있어 외환시장 참가자들사이에 달러보유심리가 강하다. IMF자금지원에도 불구, 대부분 금융기관의 차입이 여전히 불가능한 점도 수급구조를 개선시키는데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외환시장에서 달러공급자역할을 해야 할 은행들이 여전히 외국에서 돈을 빌리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엔화에 대한 달러환율이 달러당 1백30엔대로 올라선 것도 변수다. 일본의 금융불안은 정도만 다를 뿐 기초는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아 엔·달러환율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해지면서 전세계적인 달러강세 분위기가 국내 외환시장에 전달되고 있다. ◇외환시장 안정요인=지난 6일부터 들어오고있는 IMF자금은 우선 금융기관의 외화부채 결제자금으로만 쓰인다. 외화유동성을 보충하는 자금일 뿐 환율안정을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 있는 자금은 아니라는 뜻이다. 현재 외환시장의 큰 손인 한은은 환율안정에 별다른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태다. 그러나 한은 관계자는 『IMF합의문에 급격한 환율변동을 막는다는 문구가 포함돼 있다』며 『외환시장 기능이 마비되면 정부와 IMF가 협의를 통해 한은보유 외환을 시장안정을 위해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악의 사태는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은행권에 달러가 직접 지원됨에 따라 시장참가자들에게 심리적 안정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IMF긴급자금으로 해외부채 상환불능사태 가능성이 사라진 점도 앞으로 긍정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일단 외환보유액이 늘고 대외신인도가 회복되면 은행권의 해외차입이 점차 활기를 띨 것이기 때문이다. ◇전망=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현재의 환율급등은 서곡에 불과하다』며 『달러당 2천원시대에 대비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우선 이번주중 달러당 1천5백원선에 근접할 가능성이 높다는데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당국의 해명에도 불구, 당분간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상황논리가 크게 작용한 전망치다. 그러나 1∼2개월후의 환율에 대해선 긍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는 불안요인이 긍정적 요인을 압도,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IMF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 점차 수급균형을 찾아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단기대책=외환시장 흐름에 가장 민감한 외환딜러들의 대책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지난 5일 자발적으로 모여 대책을 논의했던 12개 은행 외환딜러들은 종금사와 은행간 신용을 회복하는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신용회복의 관건은 영업정지중인 종금사의 선물환 미청산문제. 영업정지중인 종금사가 선물환거래를 해놓고 결제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므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개기관이 내역을 파악, 외국환평형기금 활용 등 당국의 해결책 제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해당 종금사의 계열사가 대신 청산해주는 방안이나 외환거래 재개를 위해 거래처에 담보물을 제공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의 긴급조치가 필요하다는데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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