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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로 만나는 현대미술… 화수 조영남의 '미술쇼'

10월 26일까지… 화투등 이용한 최근작품 40여점 전시


‘앙리 영감님께 보내는 극동으로부터의 꽃다발’

‘화수’(畵手: 그림 그리는 가수) 조영남(62)씨가 밀레니엄 서울 힐튼에서 17일부터 최근 작품을 소개하는 ‘미술쇼’를 열었다. 개인전 대신 ‘미술쇼’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그는 “근사한 개인전 타이틀을 거는 순간 현대 미술의 문턱이 높아지는 것 같아 쇼의 개념을 도입, 관람객들에게 좀 더 쉽게 접근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에릭 스완슨 밀레니엄 서울 힐튼의 총 지배인이 ‘호텔과 예술의 만남’을 기획하던 차에 조영남 씨와의 친분으로 행사가 성사된 것. 1층 로비와 지하 1층 복도에는 화투를 오려 붙인 화려한 색상의 그림과 대나무 소쿠리를 엎어 만든 태극기, 코르크 마개로 만든 입체회화 등 다양한 크기의 작품 40여점이 걸렸다. “왜 화투를 작품 소재로 쓰느냐”는 질문에 그는 “음악은 똑 같은 노래를 누가 더 잘 부르냐 하는 것이 승부의 열쇠지만, 미술에서는 독창성이 없으면 ‘짝퉁’ 취급 밖에는 받지 못한다”며 “우연히 화투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한국 사람의 정서를 창의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본을 어느 나라보다 싫어하는 한국사람이 일본으로부터 전래된 화투 치기를 좋아하는 데 존재하는 이중성과 모순을 고발하기 위한 시도도 담겼다. 초등학교 시절 사생대회에 참가한 것이 학창시절 미술경력의 전부인 그는 사실상 ‘독학’으로 그림을 그렸다. 지난 73년 안국동에 있었던 한국화랑에서 첫 개인전을 시작한 이례 지금까지 국내외 전시회 수는 50여차례. 이번 전시에는 특히 100호 이상의 대작을 처음 선보인다. 장소를 빌려준 힐튼 호텔에 감사한다는 의미를 담은 그의 자작곡 ‘힐튼 호텔 노래’ 악보를 캔버스에 옮긴 동명의 대작(227×546㎝)이 바로 그것. 조영남 씨는 전시가 끝나면 이 작품을 호텔측에 기증할 예정이다. 그는 “아마추어 작가가 20여년 동안 작업해 온 과정을 보상(?)받기 위한 행사의 의미도 있다”며 “이런 화려한 장소에서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나는 운이 좋은 남자”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20~30년 밖에 살지 못할 시한부 인생”이라며 “지금이 작품을 사 두기에 매우 좋은 시기”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작품 가격은 10호 기준으로 약 300만원 선. 판매는 가수 비의 뉴욕 공연을 기획했던 블루바드 엔터테인먼트(대표 한봉수)가 맡았다. 전시는 10월 2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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