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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열풍](3) '묻지마 등록'에 투자자 피해우려

코스닥시장에 등록하기 위해 예비심사를 신청한 회사 가운데 일부다. 물론 그럴듯 하게 사업계획을 포장하고 모두 벤처기업이란 간판을 달았다.아무리 코스닥이 현재 가치는 형편없지만 미래가 유망한 기업들의 성장에 필요한 피를 수혈해주는 곳이라 하더라도 「기본」조차 갖추지 않은 채 문을 두드리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는 것이다. 성장성이 높다는 것도 객관적으로 판단할 잣대가 없는 데다 검증되지 않은 어디까지나 회사측 주장일 뿐이다. 이는 코스닥시장 진입장벽을 최대한 완화, 등록기준이 없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껍데기만 남은 회사도 얼마든지 등록이 가능하다. 특히 벤처기업의 경우 공인회계사의 감사만 받으면 등록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인정될 정도다. 한국증권업협회 김형곤(金亨坤) 코스닥관리부장은 『사전준비 없이 무작정 등록하려는 기업이 줄을 서고 있다』며 『「묻지마 투자」에 이은 「묻지마 등록」의 성행으로 시장의 건전한 발전이 위협받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코스닥 활황을 등에 업고 너도나도 코스닥으로 몰려들고 있다. 설립된 지 1년도 안된 회사도 부지기수다. 이에 따라 등록예비심사를 청구했다가 자진 철회한 기업이 9개, 요건 미비로 기각당한 기업은 9개나 된다. 자진 철회한 기업도 겉으로는 회사사정을 내세우지만 속으로는 등록이 불가능한 치명적인 하자를 안고 있는 경우가 많다. 결국 코스닥의 경우 문호를 넓혀 형식적인 요건만 갖추면 등록시켜 주고 모든 판단은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하라는 식이다. 대우증권 신두영(申斗泳) 주식인수팀장은 『이미 등록예비심사를 신청한 회사들은 그런대로 「준비된 기업」으로 볼 수 있지만 새로 등록을 추진하는 곳은 내용이 신통치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밝혔다. 특히 『붐을 이루고 있는 인터넷업체의 경우 사실상 페이퍼 컴퍼니와 마찬가지인 상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코스닥 활황을 틈타 한몫 챙기려는 대주주들의 속셈도 가세하고 있다. 심지어 올들어 코스닥에서 오너가 지분을 전량 처분하고 회사를 떠난 곳도 2개사나 된다. 이같은 무차별적인 등록으로 인해 자칫 투자자들이 엄청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코스닥이 어느 정도 양적인 성장을 이룬 만큼 이제는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장활성화에서 투자자 보호 쪽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등록을 주간하는 증권사들도 안정성, 성장성 등을 고려해 우량기업이 안정적인 자금조달의 혜택을 받도록 1차적인 기업선별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문병언기자MOONB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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