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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턴 맥킨지 회장, 금융 CEO 자주 바뀌면 비전 없어 은행 공익사업 한다는 시각 버려야

■ 글로벌기업 두 회장이 던진 조언<br>"M&A로 입지 다진 뒤 해외 진출을"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가 너무 자주 바뀌면 장기적 비전을 만들지 못합니다. 국내에서 인수합병(M&A)으로 입지를 다진 다음 해외로 진출하세요."

도미니크 바턴(사진) 맥킨지앤드컴퍼니 글로벌 회장은 24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코리아타임스가 개최한 '글로벌 파이낸스 포럼'에서 "대형 금융회사는 3년 임기만으로는 장기 전략을 꾸릴 수 없다"며 "어떤 나라도 이런 식으로는 안 바꾼다"고 강조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CEO가 바뀌는 한국 금융회사의 후진적 모습에 일침을 가한 것이다.

바턴 회장은 지난 1997년 맥킨지 서울사무소에서 근무했으며 2000~2004년 서울사무소 대표를 지낸 대표적 지한파다. 그는 2009년 글로벌 회장으로 선출된 후에도 자주 내한했다.

바턴 회장은 한국 정부가 금융업에 대한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은행이 마치 전기회사처럼 공익사업(utility)을 한다는 시각이 있는데 일반 대중의 이런 시각을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며 "한국 은행은 수익률ㆍ주가ㆍ자기자본이익률이 모두 하위권이라 상향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바턴 회장은 한국 금융업의 현실을 냉정하게 지적했다. "말레이시아만 해도 은행이 시가총액의 29%를 차지하는데 한국은 5%밖에 안 된다. 한국 은행의 비이자 수익은 17.5%로 말레이시아보다 훨씬 낮고 심지어 인도네시아보다도 떨어진다"고 비교한 뒤 "인도네시아를 벤치마킹할 것이 아니지 않나"고 되물었다. 이어 "한국 상위 5개 은행은 전체 자산 중 해외 자산 비율이 2.1%인데 일본은 이보다 훨씬 높고 중국은 굳이 해외시장에 나갈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금융 국제화를 위해서는 한국 안에서 검증 받은 뒤 해외에 진출해야 한다"며 "한국에는 까다롭고 혁신적인 기업이 많아 금융업 혁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은행 간 M&A도 좋은 접근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바턴 회장은 "국내 입지를 M&A를 통해 다진 다음 해외로 가면 된다"며 "인재를 뽑을 때도 '다국적 인재 풀'이 중요한데 한국 은행에서 100대 의사결정자 중 한국인이 아닌 사람이 두 자릿수가 안 된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국 금융산업의 비전도 제시했다. 바턴 회장은 "저라면 한국을 '인프라 파이낸스 허브'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한국에는 최고의 건설업체들이 있고 녹색성장의 투자거점으로도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난 창조경제의 팬"이라며 "규모가 작은 벤처들은 표준화된 산업들이랑 프로파일이 달라 금융 서비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만큼 이스라엘을 벤치마킹해보라"는 팁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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