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내가 뭘 잘못했는지 꼽아봐라" 일부 언론사 논설위원들에 심경 토로"요즘 지지율 고민, 그래도 YS·DJ보다 높아""북핵문제 현실적인 한계 느낀다" 발언도 권구찬 기자 chans@sed.co.kr 관련기사 당·청 '소통' 복원 조짐 노무현(사진)대통령이 지난 13일 일부 언론사 논설 위원들을 청와대에 초청, 오찬간담회를 갖고 임기 말 국정 관리에 대한 어려운 심경을 드러냈다. 이 자리는 최근 논란이 불거진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과 관련, 외교 안보분야 언론인의 의견을 듣는 자리였으나 노 대통령은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으로 낮은 지지율과 꼬이는 국정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고 한다.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은 18일 "외교 안보관련 전문가들에게 의견을 구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간담회 취지를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지지율 고민은 하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한다"며 "내가 뭘 잘못했는지를 꼽아봐라. 내 집권기에 발생한 사안은 성인오락실ㆍ상품권 문제인데 이는 청와대가 직접 다룰만한 성격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내가 지지가 없다지만 그렇다고 해서 특별히 힘이 빠질 이유가 없다"며 "김영삼ㆍ김대중 전 대통령은 자식문제로 임기 말에 힘이 빠졌는데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그래도 내가 더 나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지지율이 낮으니 옳은 정책도 훼손되고, 내가 미워서 정책을 반대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임기가 끝날 때 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 한편으로 임기 말 상황 탓인지 공무원의 '복지부동'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전작권 환수에 대한 비판이 많아 국책연구원에 글을 좀 써봐라고 했다"며 "그러나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며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노 대통령은 "임기가 이제 거의 끝나 간다"며 "지금은 더 이상 하려고 해도 잘 안 된다. 사람들이 말을 잘 안듣는다"며 임기말 국정 관리에 대한 애로를 토로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요즘 다음에 누가 오든 잘 해봐라는 식의 고꾸라진 마음과 잘 해서 넘겨줘야지 하는 펴진 마음도 있다"며 "왔다갔다하는 게 사실이지만 정부 관리는 단단히 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북핵 및 미사일 문제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한계를 절감했다는 취지의 발언도 있었다. 노 대통령은 "좌절감을 느낀다"며 운을 뗀 뒤 "북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합리적인 판단이 빗나갈 때가 많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미국이 대북문제와 관련해 말이 잘 통하지 않으며, 북한에 대해서도 '고집불통'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문제해결이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입력시간 : 2006/08/1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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