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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경영 태광·새한·삼양/“IMF 한파는 남얘기”

◎번돈 적립·외길사업 철저히 고수/재무구조 튼튼… 감원·빚독촉 몰라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시대를 맞아 국내굴지의 기업들이 자금확보에 비상이 걸려 있는 것과는 달리 그동안 「짠돌이」이라는 핀잔을 들으며 보수경영에 주력해 온 일부 섬유업체들은 탄탄한 재무구조로 부러움을 사고 있다. 현재 재계랭킹 30∼40위권에 머물고 있는 태광산업·새한·삼양그룹등이 요즘 부러움을 사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이들 기업에 감원한파와 금융권의 빚독촉은 남의 얘기다. 지난 54년 창업한 태광산업은 창업주의 자린고비정신과 외길경영으로 남의 돈 안쓰기, 로비와 광고 안하기등 철저한 내실경영을 다져 「섬유산업=사양산업」이라는 편견이 잘못 됐음을 입증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태광은 지난 6월말 현재 부채비율이 1백%며 사내유보율은 무려 1만5백%다. 남의 돈을 거의 쓰지 않아 금융비용부담율은 3.1%다. 벌어들인 돈으로만 사업을 하고 번 돈은 재투자하거나 적립함으로써 이같이 탄탄한 재무구조를 구축한 것이다. 올해로 창립 73년을 맞은 삼양그룹은 오랜 역사에 비해 그룹외형이 작은 것이 지나친 보수경영 탓이 아니냐는 직원들의 불만이 제기될 정도다. 김윤 삼양사사장은 그러나 『보수적 경영풍토가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에도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 삼양의 임원들 상당수는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 출퇴근하고 있으며 그룹사옥도 23년째 별로 고치지 않은 채 사용할 정도로 「짠돌이」다. 삼성그룹에서 분가한 새한그룹도 외길경영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화섬업체인 (주)새한을 주력기업으로 하고 있는 새한그룹 역시 무리한 신규 사업진출을 자제하고 연관 업종만 철저히 고수하고 있다. 이밖에 BYC, 비비안, 신영와코루등도 탄탄한 재무구조를 자랑하고 있다. 동일방직과 전방, 일신방직등 일부 면방업체들도 부채비율 1백%내외의 우량기업으로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들 면방업체 역시 면방과 관련되지 않은 다른 사업에는 한눈을 팔지 않고 있다. 60∼70년대 고도성장기에 이들 섬유업체들은 수출한국의 간판이었다. 80년대 후반들어 중화학공업에 그 자리를 내주면서 한눈을 팔 수도 있었으나 「자린고비」인 창업주들은 뭉텅이 돈이 나가는 것을 두려워했다. 땅투기 할 줄도 몰랐고 더더욱 남들이 너도나도 하는 사업에는 돈이 아까워 엄두를 못냈다. 결국 여기저기 한 눈을 팔며 남의 돈을 아까운줄 모르고 쓰는 것은 곧 기업주에게 독약이라는 사실을 철저히 인식함으로써 오늘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한 때 잘 나가던 대농이나 쌍방울이 무너진 것도 한 눈을 팔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권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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