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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왜 오르나] <상> 弱달러·증산능력 한계 봉착

수요증가 9월이후 더 문제… 산유국 유로화 결제 선호<br>달러화 약세도 가속화전망… 고유가·원화강세 겹악재 우려

지난 16일 이란 이스파한에서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 총회에서 하루 50만배럴의 생산쿼터 증대가 결정됐으나 산유국들의 생산능력 한계와 중국 등의 가수요가 겹치는 수급불안으로 하반기에도 고유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산유국들이 약세에 시달리고 있는 달러보다 유로화 결제를 늘릴 기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이럴 경우 달러약세가 더욱 심화돼 원화강세를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 우리로서는 고유가와 원화강세라는 양대 악재가 한꺼번에 불어닥칠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산업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는 올해 연간 유가 전망치를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37~40달러로 잡았다. 이는 지난해 말 발표한 전망치보다 최대 7달러 높인 것이다. ◇수급불안ㆍ달러약세가 고유가 유인=OPEC 총회 직후인 17일 오전10시 민ㆍ관 합동으로 구성된 ‘국제유가전문가협의회’는 석유공사에서 회의를 갖고 올해 유가가 지난해보다 한단계 상승해 최대 40달러(두바이유 기준 연 평균)까지 갈 것으로 예상했다. 고유가가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은 세계 석유시장이 구조적인 양대 불안요인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는 석유수급 불안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말 세계 경제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봤으나 오히려 꾸준히 좋아지고 있는데다 특히 중국은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자원수입에 사용하겠다고 나서는 등 원유에 대한 세계적인 가수요가 줄지 않고 있다. 반면에 러시아ㆍ캐나다 등 비 OPEC 산유국의 공급은 20만~40만배럴 줄었다. 이라크 역시 남부 유전지대의 불안이 식을 줄 모르며 평균 생산량이 하루 210만배럴에서 185만배럴 정도로 낮아져 수급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두번째는 전세계적인 달러약세다. 결제통화로 달러를 쓰는 OPEC 산유국은 달러약세로 석유판매 수입이 줄자 고유가 정책을 밀어붙였다. 구자권 석유공사 해외조사팀장은 “수급불안과 달러약세 속에서 북반구 추위가 예상 외로 길어지고 투기자본까지 가세해 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고 설명했다. 또 파이낸셜타임스는 “OPEC은 국제유가를 달러 대신 유로화로 변경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달러화 약세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고유가가 원화값을 높이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반기 ‘오일쇼크’ 가능성 배제 못해=OPEC이 생산을 50만배럴 늘리기로 했지만 생산능력에 제약이 있는 현실에서 실제 증산효과가 확실히 나타날지도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비수기인 2ㆍ4분기에 석유값이 일시적으로 안정세를 보일 수는 있지만 석유수요가 증대되는 하반기, 특히 9월 이후부터가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OPEC의 잉여생산능력이 100만배럴 안팎에서 한계에 노출될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동정정이 조금만 삐끗하면 국제유가는 사상 처음으로 배럴당 60달러를 넘을 수도 있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유가전문가협의회는 최근 투기자본들이 유가상승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어 선물 거래시 순매수 포지션 계약이 7만~8만건에 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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