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중소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에서 고급인재 확보와 과감한 인력개발 투자로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뉴트리바이오텍이 대표적이다. 권 대표는 매년 100%가 넘는 수출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는 회사가 5년 후에 아시아 대표 건강식품 브랜드로 자리를 잡으려면 지금이 바로 인력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고 확신한다. 그는 "매출이 매년 50%씩 늘어날지라도 직원들의 능력은 당장 10%도 향상되기 어렵다"며 "하지만 당장은 기여도가 떨어져도 이들에게 해외 시장을 공부하고 신규 사업을 기획할 시간을 충분히 준다면 5년 후에는 지금의 투자가 아깝지 않은 기여를 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매출이 고작 400억원대에 불과한 중소기업이 석사급 이상 인재들에게 좋은 직장으로서 어필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를 위해 뉴트리바이오텍은 의사결정권을 과감히 이양했다. 대부분의 의사결정은 담당 부서에서 24시간 안에 마무리되고 더 길어봐야 본부장 선에서 모두 끝나는 개방적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직원들에게 자기 주도감과 업무 만족감을 동시에 주고 있다는 평가다.
동종 분야의 콜마비앤에이치 역시 ODM 기업의 생명은 R&D 투자라는 판단 아래 R&D 인력 확보에 의욕적으로 나서면서 석사급 인재 비율이 20%대에 이른다.
광주광역시에 있는 국내 대표 광통신 부품 제조업체인 피피아이 역시 생산직을 제외한 직원 50명 가운데 석·박사 출신이 절반에 이른다. 전남대 교수 출신인 김진봉 대표의 제자들이 미래 가능성을 보고 매년 입사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표진구 피피아이 부사장은 "광통신 부품 소재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개발을 선도하며 신산업을 개척할 수 있었던 것은 고급인력의 확보 덕분"이라며 "중소기업이지만 광산업을 세계적으로 선도한다는 자부심과 경기가 좋을 때는 영업이익률이 40%를 넘은 적도 있어 과감한 성과급이 주어지는 것이 젊은 직원들에게 매력으로 다가온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회사는 대학원 진학을 적극 지원하고 근무 중에도 자유롭게 연구과제를 별도로 수행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표 부사장은 "광부품 산업은 한국이 기술과 학문적으로 주도하고 있어서 굳이 해외 대학 출신이 아니어도 국내 대학원 인재들로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고급인력 확보로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중소기업이 적지 않다. 체성분 분석기 세계 1위인 인바디는 지난 2014년 기준으로 총인원 중 R&D 인력이 40%에 육박하며 이 중 절반은 석사급 인력이다. 해외 파트 역시 해외 대학 출신들이 주축을 이뤄 수출현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처럼 직원들의 업무능력을 믿고 동시에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결과 십여 년 전 신입으로 들어온 사원 2명은 벌써 부사장직에 올라 후배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보안 감시 카메라 이미지 센서 분야에서 소니를 제치고 세계 1위의 점유율을 기록 중인 픽셀플러스는 전체 인력 약 120명 중 40명이 석·박사급 인력이다. 상·하반기에 기본급을 훌쩍 뛰어넘는 성과급 지급과 다양한 휴무 보장제도 등을 통해 인재들에게 남부럽지 않은 대우를 보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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