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문한 구글회장의 '폭탄 발언'
넥서스7 들고 방한 슈밋 구글 회장 "특허소송 혁신 가로막아"애플 우회적 비판한국, 태블릿 PC에서도 안드로이드 생태계 주도
양철민기자 chopin@sed.co.kr
" 특허 소송은 소비자 선택을 제약하고 혁신을 가로막습니다"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이 삼성전자와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는 애플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27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털 호텔에서 열린 태블릿PC '넥서스7' 출시 행사에 참석한 슈밋 회장은 "정보기술(IT)업계에서 지난 수년간 가장 안 좋았던 일은 특허와 관련한 소송이었다"며 "모바일 분야 특허는 20만개 정도로 매우 복잡해 특허침해 여부를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구글은 혁신을 대표하는 업체이지 소송을 대표하는 업체가 아니다"라며 "구글은 이와 관련해 올바른 길을 가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이 모든 문제는 시장이 판단하게 될 것"이라며 "혁신이 중단되는 것이야 말로 우리가 가장 우려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슈밋 회장은 다만 애플이 제기하는 소송에 시달리고 있는 제조업체를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각 사업자와의 관계 때문에 말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삼성전자와 애플간 특허 소송 이후 구글이 삼성전자와 선긋기에 나섰다는 일부 관측과는 달리 슈밋 회장은 안드로이드 보급에 기여한 우리나라 기업에 대해서도 우호적인 발언을 내놨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리더십을 잘 발휘했다"며 "삼성은 중요한 파트너사로 이야기할 것도 많고 항상 대화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안드로이드 생태계는 놀랍다 못해 기적적"이라며 "넥서스7이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태블릿PC에서도 한국의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슈밋 회장은 클라우드 혁신 등이 개개인의 일상까지 변화시키고, 새로운 문화까지 만들어내고 있다며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예로 들었다.
한편 구글이 이날 공개한 넥서스7은 29만9,000원(16GB 모델)이라는 저렴한 가격과 7인치 크기의 아담한 사이즈가 특징이다. 두께 10.5mm, 무게 340g으로 휴대도 편리하며 한번 충전 후 9시간 동안 동영상 재생이 가능하다. 구글이 처음 내놓는 레퍼런스(기준) 태블릿PC인 만큼 구글플레이, 유튜브, 지메일 등 구글이 제공하는 서비스에도 최적화돼 있다.
28일부터 롯데마트와 하이마트에서 사전 예약이 진행되는 등 국내 태블릿PC 시장 공략이 시작된다. 미국에서 지난 6월 27일 공개된 넥서스7은 유럽과 일본 등지에서 출시됐으나 그동안 국내서는 정확한 날짜가 공개되지 않은 채 출시가 임박했다는 소문만 무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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