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골프치기에 가장 ‘잔인한 달’이다. 잔디가 파릇파릇 돋고 햇살을 따뜻해지면서 라운드 욕구가 마구 솟지만 바람이나 코스 컨디션 등이 그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큰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 특히 이제 막 솟아오르는 잔디의 생육을 돕기 위해 대부분의 골프장들이 코스 곳곳에 모래를 뿌리기 때문에 멀리서 보기에는 분명 푸른 잔디밭이지만 치려고 보면 곳곳이 벙커인 상황을 자주 접하게 된다. 드라이버 샷을 호쾌하게 잘 날렸는데 가보니 아직 덜 자란 잔디 사이로 잔뜩 뿌려진 모래 위에 떨어져 있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이럴 때 흥분하거나 긴장하면 다음 샷은 뒤땅이나 토핑이 되기 십상. 그러므로 코스 컨디션과 기후조건을 이겨낼 수 있는 봄철 라운드 요령을 몇 가지 익혀둘 필요가 있다. 먼저 모래가 뿌려진 잔디에서 샷하는 것은 페어웨이 벙커 샷을 응용하면 된다. 페어웨이 벙커에서는 반드시 공을 먼저 때려 클럽헤드가 모래의 저항을 최대한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 때 볼의 윗부분을 의식하면 토핑을 낼 수 있으므로 아래부분을 정확하게 쳐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볼에서 시선을 떼지않고 하체를 단단히 고정하며 피니시를 끝까지 해야만 한다. 평소보다 한 클럽 정도 길게 잡을 필요도 있다. 임팩트 순간 볼 아래부분에 있는 모래에 힘을 빼앗기기 때문이다. 모래 밑으로 파고 들어갈 확률이 높은 아이언보다 페어웨이 우드나 유틸리티 클럽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립을 내려 잡으면 거리를 다소 조절해가며 칠 수도 있을 것이다. 요즘 같은 계절이 또 하나 주의해야 할 것은 종잡을 수 없는 바람이다. 이 즈음에는 오전에는 덜하지만 오후 들면 계절풍의 영향으로 바람이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되도록 바람에 맞서지 말고 이용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티 샷의 경우는 티 높이를 조절해 역풍일 때는 낮게 꽂은 뒤 펀치 샷 형태로 스윙하고 순풍의 경우는 티를 다소 높게 꽂아 바람에 볼을 실어 보내는 것이 좋다. 그린 주위에서는 아직 잔디의 싹이 제대로 나지 않은 곳이 많으므로 띄우는 샷보다는 굴리는 방법이 유리하다. 건조한 계절이므로 그린 지면이 단단하다는 것도 굴리는 샷이 유리한 이유 중 하나다. 띄워 올리면 많이 튈 수 있기 때문. 그린 스피드는 느린 경우가 많다. 페어웨이처럼 잔디 생육을 위해 모래를 뿌리기도 하지만 잔디가 충분히 자란 다음에 자르기 위해 길게 두기도 한다. 따라서 오르막 퍼팅은 평소보다 강하게 치는 것이 좋고 내리막 퍼팅은 부드럽게 밀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 요즈음은 일교차가 심하기 때문에 감기에 걸리기 쉬우므로 체온 유지에 신경을 써야 한다. 또 자외선이 강하므로 선블록 크림을 충분히, 또 틈틈이 발라 피부도 보호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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