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와 경제민주화 등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도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양과 질적인 차원에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간한 '2012년 기업 사회공헌 백서'에 따르면 2011년 한해 동안 222개 기업이 펼친 사회공헌활동의 규모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3조1,242억원에 달했다. 백서가 처음 발간된 2002년 1조866억원과 비교해 10년새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무엇보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이제 더 이상 자선이 아닌 투자행위라는 인식의 전환이 생겨나고 있다. 현진권 한국경제연구원 사회통합센터 소장은 "기업의 이윤추구와 사회책임은 상호 충돌하는 것이 아니며 사회공헌은 더 이상 단순한 자선이 아닌 기업의 투자행위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이제는 기업 입장에서 사회공헌을 설명하는 경제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한다.
이에 맞춰 기업의 사회공헌활동도 시대의 변화에 맞춰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과거 금전적 지원에 그쳤던 일회성 방식에서 벗어나 임직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봉사활동은 물론 사회적 기업을 통해 자립의 기반을 만들어주는 등 지속 가능한 사회공헌활동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삼성그룹은 최고경영자인 사장부터 말단 사원까지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곳에 따뜻한 손길을 건네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경제가 어려울수록 국민경제에 힘이 되고 우리 사회에 희망을 줘야 한다"며 "어려운 이웃들이 희망과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사회공헌 사업을 더 활발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맞춰 삼성은 계열사 사장 24명을 포함한 임직원 15만 여명이 참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기업 자원봉사활동인 '삼성 글로벌 자원봉사대축제'를 18년째 이어가고 있다. 또 가정형편이 어려운 전국 중학생 1만5,000명을 대상으로 방과후 학습을 지원해주는 '드림클래스' 사업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미래의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전문기업의 특성을 살려 ▦바르고 안전한 교통문화확산(세이프무브) ▦장애인 이동편의 증진(이지무브) ▦환경보전(그린무브) ▦임직원 자원봉사와 글로벌 청년인재 양성(해피무브) 등을 4대 사회공헌 중점분야로 정하고 체계적인 나눔경영을 펼치고 있다. 이에 맞춰 어린이 교통안전 체험실습장을 운영하고, 바른 교통문화 정착을 위한 '해피웨이 드라이브' 캠페인도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다양한 사회적 기업을 설립해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여기에서 발생한 이윤을 다시 사회에 환원하는 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LG그룹은 '젊은 꿈을 키우는 사랑 LG'라는 슬로건 아래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이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올해로 19년째 저소득가정의 저신장 아이들이 키와 꿈을 함께 키울 수 있도록 무상으로 성장호르몬제를 투여해주는 의료지원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또 소외계층의 아동들이 각계 각층의 인재로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다문화학교와 음악학교, 영어과학 캠프 등 다양한 전문교육도 지원하고 있다.
포스코는 정준양 회장을 포함한 포스코패밀리 임직원들의 기본임금 1%를 기부하는 '1% 나눔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임직원들의 기부금과 동일한 금액으로 회사가 후원하는 매칭그랜트 방식으로 지난 1년간 총 14억원이 모아졌다. 이 기금은 소외된 노인을 위한 '해피 스틸하우스' 건립에 5억원, 다문화가정의 '어머니 나라 말 교육' 사업에 3억원 등이 쓰여졌다.
GS는 '모두가 선망하는 밸류 넘버 원 GS'라는 비전을 통해 탁월한 사업성과를 달성하고, 이 성과를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눈다는 차원에서 회사별로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허창수 회장은 2006년 저소득 소외계층의 자립기반 조성 지원을 목적으로 남촌재단을 설립해 지금까지 320억원 규모의 사재를 꾸준히 출연하며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
한화는 '혼자 빨리 보다 함께 멀리 가겠다'는 철학을 토대로 재정적 직원과 더불어 임직원이 함께 참여하는 사회공헌활동에 나서고 있다. 임직원들이 언제라도 소외된 이웃을 찾아 자원봉사를 할 수 있도록 유급자원봉사 제도를 도입했으며, 전국 70여개 사업장에 사회공헌 담당자를 두고 임직원이 함께 참여하는 사회공헌운영위원회를 설치, 운영해 사업의 투명성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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