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방향성을 좌우할 대형 이슈가 가라앉으면서 작은 뉴스에도 출렁이는 테마주가 고개를 들고 있다. 테마주는 증시가 모멘텀 없이 횡보할 때 부각되는 것으로 결국 펀더멘털에 수렴하는 것을 이제껏 봐왔다.
22일 코스피지수는 12.45포인트(0.62%) 오른 2,006.23포인트로 마감했다. 미국의 경기지표 호전과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 지명자의 상원 상임위원회 인준 소식으로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이 사상 처음으로 1만6,000선을 넘었다는 소식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이날 국내 증시는 한동안 잠잠했던 테마주에 거래량이 집중되며 큰폭의 변동성을 보였다.
TPC는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5.53% 오른 8,200원으로 마감했다. 3D프린터 기술로 만든 인공기관을 인체 안에 넣는 프로젝트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계장비 업체인 TPC의 주가는 장중 11.58%까지 급등했다. 또 다른 3D 프린터 테마주인 SMEC도 장중 7% 넘게 오르다 3.83% 상승한 6,500원으로 마감했고 하이비젼시스템도 0.43% 올랐다.
안철수 테마주도 다시 부각됐다. 안랩은 이날 하루 주가가 15%포인트를 오가는 급등락을 반복하다 0.42% 내린 7만400원으로 마감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 기대감에 주가가 큰 폭으로 움직인 것이다. 평소 10만주 내외를 기록하던 거래량도 이번주 들어 100만주 이상으로 불어나더니 이날은 332만주를 기록했다.
써니전자 주가도 4.48% 오른 5,600원으로 마감했고 거래량도 2,167만주를 기록하며 독자세력화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했던 8월28일(2,134만주) 이후 처음 2,000만주를 넘겼다.
가수 싸이 관련 테마주도 큰 폭으로 움직였다. 싸이의 올해 내 복귀 무산 소식이 전해지면서 싸이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 주가는 2.95% 내렸고 싸이의 부친이 대표로 있어 싸이 테마주에 묶인 디아이 역시 8.84% 떨어졌다. 싸이의 캐릭터 사업을 맡고 있는 오로라도 장중 5% 넘게 빠지다 1.71% 내린 1만1,500원으로 마감했다.
테마주가 다시 고개를 든 것은 국내 증시에 이렇다 할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작은 뉴스나 기대감이 크게 부각돼 증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많이 오른 대형 경기 민감주에 대한 조정 우려가 커지면서 작은 재료로 움직이는 개별 중소형주로 투자자의 시선이 돌아간 것이라는 지적이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기민감 대형주와 코스닥 중소형주는 보통 대체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며 "이날 일부 경기민감 대형주가 조정을 받으며 쉬어가는 모습을 보이자 중소형주와 대형 방어주 쪽으로 매기가 쏠린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도 "미국 이벤트에 따른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대형주에 대한 부담도 커졌다"며 "많이 오른 조선ㆍ화학ㆍ건설 업종 내 대형주는 변동성이 중소형주 못지않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리스크 측면에서 부담이 덜한 중소형주 쪽으로 눈길을 돌렸고 이 과정에서 테마주가 부각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늘 주식시장이 모멘텀 없이 횡보하는 때는 테마주가 부각된다"며 "실적 등 숫자가 뒷받침되지 않은 테마주는 결국 주가도 펀더멘털에 수렴하기 마련인 만큼 추격 매매는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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