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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쿼터 폐지 이후의 주식투자 전략

오는 12월 31일 전세계적으로 섬유 수입쿼터 제도가 폐지되면 섬유업계 뿐 아니라 중개업, 해운 항만업, 컨테이너 제작업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28일 보도했다. 섬유쿼터로 인한 섬유 업체 및 관련업체에 미치는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영향이 초기에는 불확실하게 나타나겠지만 이런 불확실성을 감수할 의사가 있는 투자자는 주식 매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이 신문은 밝혔다. 섬유쿼터가 폐지되면 우선 강력한 생산 능력이 있는 중국이나 인도 등지로 주문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섬유제조업연구소에 따르면 섬유쿼터가 폐지된 이후에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국가로부터 중국 등으로 전환되는 주문액이 42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CLSA 아시아-태평양 시장의 분석가 폴 매켄지는 온두라스와 캄보디아 등은 섬유수출 감소로 국내총생산(GDP)이 두자릿수 감소율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섬유쿼터 폐지 이후의 새로운 환경은 중국 섬유업계 내부에서 차별적인효과를 나타내 부채가 많은 국유 기업은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고 매켄지는지적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큰 수혜자와 아울러 희생자도 나올 것이며 업계의 판도가 바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내년 초 보호무역 조치를 시행할 것으로 보여 중국 기업들이 단기적으로는 이익을 얻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에 대한 우려는 이미주식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중국 선전 주식시장의 섬유지수(중국의 주요 상장 섬유기업들의 통합 지수)는 지난 6개월 동안 350에서 280으로 20%나 하락했다. 같은 기간 선전 주가지수는 8% 떨어지는 데 그쳤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보호무역 조치로 인한 시장의 왜곡은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호주 매콰이어 증권의 수석 연구원 앤드루 쿠에트는 "수요가 있는 데 그것을 영원히 억누를 수는 없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핵심 기업인 중국의 웨이키아오 텍스타일, 파운틴 셋, 텍스윈카, 인도의 아르빈드 밀스가 다른 중국 섬유기업들보다 안전한 투자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기업은 섬유쿼터 폐지 이후의 주문량 증가가 예상될 뿐 아니라 미국이세이프가드 조치를 시행한다고 해도 계속 외국 의류업체에 원단을 팔 능력이 있기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중국에서 주문 생산을 하고 있는 의류업체 에스프리 홀딩스와 지오르다노가 유망하다. 이들 업체는 생산단가가 낮고 이를 토대로 가격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메릴린치 분석가 제니 앤젤은 에스프리에 대해 거듭 `매수'를 추천하면서 내년에 에스프리의 소매 마진율이 7%에서 10%로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섬유쿼터 폐지 이후에 항만 해운업 등 다른 산업에도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미 섬유 및 의류 제품이 해상 화물 운송량의 5-15%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의 섬유 제품 수출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홍콩과 인접한 선전 등 중국의 주요 항만의 화물 처리 용량이 향후 5년간 60-100% 증가할 것으로 업계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이런 전망에 따라 홍콩 증시 상장 기업인 코스코 해운과 항만 기계 설비 제작업체인 상하이 젠화 포트 머시너리, 그리고 컨테이너 제작 업체 차이나 인터내셔널 마린 컨테이너 등이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섬유쿼터로 모든 중국 관련 기업들이 유리해지는 것은 아니다. 홍콩의 컨테이너포트 업체인 차이나 머천트 홀딩스는 오히려 불리한 상황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이업체는 수입의 28%를 홍콩항에서 얻고 있는 데 쿼터가 폐지되면 홍콩을 통한 중국섬유제품의 우회 수출이 필요없게 돼 홍콩항 선적 물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울=연합뉴스) 송병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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