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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타임즈=본지특약] 변화몰고 올 中·동남아國 경제통합

탐 플레이트-UCLA대 교수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뭔가 중요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전 세계경제 체제에 큰 변화를 몰고 올 자유무역지대(FTA) 설립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경제적 통합이 정치적 통합으로 이어지고 중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면, 테러조직인 알 카에다가 사라지는 것 이상의 중요한 변화가 올 것이다. 베이징 당국은 최근 아세안(ASEAN) 10개국에 대해 자국 시장을 먼저 개방하겠다는 거부하기 힘든 제안을 했다. 이는 값싼 중국산 농산물과 공산품이 물밀 듯 밀려오면서 이에 대해 두려움을 갖기 시작한 동남아 국가들을 달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아세안국가에 앞서 보호장벽을 제거함으로써 장쩌민(江澤民) 정부는 아세안 수출기업들에게 중국에서의 사업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인가, 아니면 어떤 음모가 있는 것인가. 이와 관련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무부에서 일했던 한 관계자는 "이 지역 정부관료들이 중국과의 경제적 통합이 자국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이 것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생각을 동시에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중국은 일본이 장기 침체에 빠져 든 틈을 이용, 이 지역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의도를 파악하고 있는 일본은 중국의 일거수일투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일본 자신이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자세를 갖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싱가포르는 일본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통해 일본을 더 넓은 장으로 끌어내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농업문제에 대한 개방을 주저하면서 협상은 큰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아시아인들은 이를 통해 유럽의 프랑스와 같이 국내 로비에 취약하고, 농민들을 유치원의 아이처럼 보호하려 하는, 또 지역리더로써의 자질이 의심스러운 국가로 일본을 인식하고 있다. 만일 일본이 이 지역에서 추진되고 있는 FTA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이는 큰 실수를 범하는 것이다. 자국문제에 발목 잡혀 세계로 뻗어나가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만약 중국이 동남아시아 지역과 FTA를 체결할 경우 이 지역 안보에는 어떤 변화가 올까. 전문가들은 중국이 군사력을 동원할 가능성이 그만큼 적어지면서 이 지역은 좀더 안정될 것으로 보고있다. 미국의 한 무역전문가는 "누군가 이득을 얻으면 다른 사람은 그만큼 손해를 보는 제로섬 게임으로 FTA를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나 이는 잘못된 것"이라면서 "좀더 많은 자본과 제품이 중국과 아시아 국가간에 거래될수록 이 지역은 더욱 안정되면서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 지역의 경제적 통합이 미국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중국이 아세안국가 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을 포함하는 동아시아자유무역협정(East Asia Free Trade Agreement) 체결에 성공한다면 유럽연합(EU)이나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에 대항할 수 있는 거대한 지역통합경제가 생겨난다. 이는 미국기업에 대해 차별을 두는 경제권의 생성을 의미하며, 세계가 3개의 블록으로 나뉘어 미국 중심의 현 세계경제체제에 일대 지각 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아마도 지난주 미 의회가 다른 국가와의 통상협상에 대해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전권을 위임하는 신속처리권을 주기로 한 결정은 이 같은 중국부상에 따른 미국인의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 중 하나로 해석될 수 있다. 미국은 지난 99년 시애틀 각료회담이후 상실한 세계 무역협상에서의 리더십을 빠른 시일 내에 회복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중국은 점차 세계경제의 중심으로 부상할 것이다. 정리=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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