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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한국건축문화大賞] (공로상) 정 훈 前 서울경제신문 논설위원

올해로 제12회를 맞는 `한국건축문화大賞`은 한마디로 우리나라 건축문화사의 축약판(縮約版)이라 할 수 있다. `한국건축문화大賞`은 1992년 당시 건설 중이던 분당렝矩?등 5대 신도시의 일부 공사현장에서 부실 파문이 일면서 사회적으로 크게 문제화되자 서울경제신문이 `부실공사 추방` 캠페인을 펼치면서 태동되었다. 여기에 건설교통부(당시 건설부)와 대한 건축사협회가 동참, 건축을 문화로 승화시켜 제대로 된 건축물을 후세에 물려주자는 취지하에 출발했다. 이 賞의 이름을 `건축상`이라 하지 않고 `건축문화大賞`이라고 정한 것도 이제는 `건축을 문화의 한 장르로 이해해야 한다`는 뜻에서였다. 大賞 제정 당시 서울경제신문의 편집부국장 겸 사회부장으로서 공동주최의 운영 실무를 맡았던 필자는 건교부와 건축사협회의 동의를 얻어 우선 이 상의 대상(對象)을 전국규모로 할 것과 건축사의 자격을 한국국적으로 한정키로 했다. 이는 우리나라 건축인들에게 자극을 주고 세계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조성의 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었다. 또 大賞의 주제를 `환경중시`와 `인간과의 조화`로 선정, 당시로서는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세계적인 건축흐름을 우리나라에 접목시키는 데도 앞장선 셈이 됐다. 大賞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시상범위를 건축사 시공자 뿐만 아니라 건축주에게까지도 넓혔다는 점이다. 설계가 아무리 우수하다 할지라도 건축주가 비용을 아낄 때 제대로 된 건물이 들어 설 수 없음은 물론, 시공마저 부실해지는 것은 이미 경험으로 보아 왔다. 이같은 관점에서 건축주에게까지 시상범위를 확대한 것은 우리의 건축문화를 한 단계 더 업 그레이드 시키는 데 엄청난 동기를 부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필자는 이후 大賞의 심사위원으로 참여, 우리건축의 발전상을 현장에서 지켜 볼 수 있었다. 심사위원으로서의 보람은 우리의 건축문화 수준이 해가 갈수록 높아져 이제는 주거환경으로서도 세계와 겨룰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는 사실이다. 최근에 지어지는 건물들이 앞다퉈 `환경친화`를 앞세우고 있는 것도 바로 이 大賞의 영향이라 하겠다. `한국건축문화大賞`의 大賞을 받은 수상작품들이 모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건축물로 자리매김 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제1회 大賞작품인 한샘시화 공장 건물이나 헌법재판소(2회), 포스코 센터(4회), 대법원 청사(5회) 등이 바로 우리나라의 건축문화를 선도하는 건축물로 꼽히고 있다. 건축물은 그 시대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그릇이나 마찬가지다. 이 그릇 속에는 그 시대의 기술과 정신은 물론, 예술 혼까지 담겨져 있다. 그리스 아테네의 파르테농 신전이나 이태리 로마의 콜로세움 등이 시대가 흘러도 변함없이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 건물에는 바로 당대의 모든 것이 살아 숨쉬고 있다. `한국건축문화大賞`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 특히 콘크리트 숲으로 변해가고 있는 우리나라의 도시환경에 `인간중시`의 생명력을 불어넣어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 大賞을 키우고 가꾸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모칼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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