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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외끌이·고유가 악재 경기 본격회복 늦어질듯
입력2004-05-21 17:54:56
수정
2004.05.21 17:54:56
건설투자도 마이너스 내수활성화에 악영향… 5%성장 어려울수도
1분기 국내총생산(GDP)성장률 5.3%…. 수치상으로 본다면 고무적인 결과다.
그러나 속내를 보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여전히 수출 일변도의 위태로운 성장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국내 경제의 가장 시급한 해결 과제로 지목되는 소비와 설비투자는 아직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형편이다. 향후 성장 동력 둔화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제조업은 생산이 크게 늘어난 반면 건설업과 서비스업의 생산 증가율은 둔화되는 등 산업별 양극화도 두드러졌다. 대외 악재들이 산적한 가운데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이제 막 살아나고 있는 성장의 ‘불씨’가 사그러 들 수 있다는 비관론도 나오는 상황이다.
◇ ’수출’만 있고 ‘내수’는 없다 = 이번 성장률에 대한 수출의 기여율은 104.9%. 반면 내수의 성장기여율은 -4.9%를 기록했다. 내수는 오히려 성장률을 갉아먹었다는 뜻이다. 이처럼 수출의 기여율이 100%를 넘는 현상은 4분기째 이어지고 있다. 민간 소비 감소세가 지난 4분기 마이너스 2.2%에서 이번 분기 마이너스 1.4%로 완화된 것 정도가 그나마 나아진 부분이다.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로 인해 산업별 ‘명암’도 뚜렷이 갈렸다. 수출 비중이 높은 제조업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2.1%증가, 전분기(8.0%)에 비해 생산이 활발해졌다. 특히 수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던 정보통신기기는 전분기 23.0%에서 39.6%로 성장률이 대폭 뛰었다.
반면 건설업의 경우 토목건설이 감소한데다 상업용 건물 건설이 크게 둔화되면서 증가율이 4.5%를 기록, 전분기보다 3.9%포인트 낮아졌다. 내수의 버팀목이 돼 왔던 건설투자가 전분기 대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은 향후 내수에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소 본부장은 “건설업 경기가 급격히 둔화, 내수 활성화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며 “공공 부문 건설 확대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고유가 등 악재로 ‘본격 회복 늦어질 듯’ = 1분기 GDP성장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왔음에도 불구, 2분기부터 국내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들어갈 것이라는 낙관론은 오히려 퇴조하는 분위기다.
성장의 세축인 수출, 소비, 투자 중 소비와 투자가 여전히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고유가 등 대내외 악재까지 켭켭이 쌓이고 있기 때문.
변기석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예상하지 못했던 고유가와 중국경제의 긴축문제 등이 대두됐기 때문에 본격적인 회복 시기는 당초 전망(2분기)보다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고유가 문제는 국내 경제 회복기조에 ‘브레이크’로 작용할수 있다”고 밝혔다.
올 성장률이 높게는 6%대에 이를 것이라며 낙관론을 견지하던 박승 한국은행 총재 역시 최근 “고유가가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문제”라며 “고유가 지속시 경제 전망의 수정이 불가피하다”며 기조를 바꿨다.
하반기 미국과 중국 등의 경제 성장 둔화로 한국의 수출 성장세 역시 꺾일 것으로 전망돼 내수가 살아나지 못할 경우 연내 5%성장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2004년 국내외 전망에서 올 상반기중 수출이 35%정도의 높은 증가율로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겠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20% 내외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병규 본부장은 “수출 주도의 외끌이 성장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서는 내수 경기 촉진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윤혜경기자 ligh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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