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ㆍ한국은행 등은 최근 잇따라 외환시장협의회를 갖고 외환관리 종합대책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
외환 당국은 외화예금 확충을 통해 일정 규모의 외화예금 잔액이 외화보유액에 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왔다.
금융 당국은 우선 국내은행들이 거주자ㆍ비거주자를 대상으로 외화예금 유치 확대를 유도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말 현재 국내 은행과 해외 은행의 국내지점을 포함한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은 314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15억달러 늘었다. 기업예금이 88.5%, 개인예금이 11.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정부는 여기에 집안에 보관하고 있는 '장롱 속 달러'를 은행으로 끌어내기 위해 일정 금액 이하의 외화예금은 출처를 묻지 않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지만 이는 지하자금을 양성화하는 문제와 맞물려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수출 대기업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외화를 국내 은행의 해외지점과 거래하도록 인프라ㆍ네트워크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지난달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발사에도 불구하고 국내 은행의 외화 차입 여건은 양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이날 발표한 '4월 국내 은행의 외화 차입 및 유동성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대북 리스크가 부각되고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스페인 신용등급을 두 단계 내리는 등 대외여건이 불안했지만 국내 은행의 외화 차입 여건은 양호한 모습을 이어갔다. 지난달 말 현재 한국 국내(5년물)에 대한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121bp로 전월 말보다 2bp 하락했다.
외화 차입 가산금리도 하락해 단기차입 가산금리는 8.9bp로 전월보다 6.4bp 떨어졌고 1년물 중장기차입 가산금리도 111bp로 26bp 내렸다.
단기 및 중장기 차입 차환율은 각각 95.5%, 68.9%로 모두 순상환이었다. 연초에 필요자금을 중장기로 미리 조달한 데 따른 결과다. 1∼4월 중 중장기 차환율은 177.1%를 기록했다. 3개월 외화유동성, 1개월ㆍ7일갭 비율 등 외환건전성 지표 역시 지도비율을 크게 웃돌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단기간에 외화유동성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유럽 재정위기의 장기화 우려 등 대외불안이 지속돼 외화유동성 수준을 안정적으로 운용ㆍ유지하도록 지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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