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오레·파비 이어 예스에이피엠·메르체 하반기 오픈<br>'특급상권' 불구 100여미터 반경 과열경쟁 우려도
대형 쇼핑몰들이 ‘이대 앞 대전(大戰)’을 벌이고 있다. 명동ㆍ동대문과 함께 강북 최대 상권으로 손꼽히는 이화여대 일대는 전통적으로 소규모 점포 위주의 가두상권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 반경 100미터 안에 예스에이피엠, 메르체 등 대형쇼핑몰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거대 ‘패션타운’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2호선 이대 입구 역 인근에 지하2층 지상9층 규모의 초대형 쇼핑몰 ‘예스에이피엠’이 오는 8월 완공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불과 100여 미터 떨어진 이대 정문 인근에는 지하2층 지상7층 규모의 ‘메르체’가 10월 오픈을 준비중이다.
이미 이 일대에는 신촌 민자역사에 대형쇼핑몰 ‘밀리오레’가 지난해 9월 매장을 열었고, 이대 정문 앞에는 지하1층 지상6층 규모의 패션몰 ‘파비’가 영업 중이다. 올 하반기 예스에이피엠과 메르체가 차례로 문을 열면 100미터 반경의 좁은 상권에 대형쇼핑몰이 4개나 들어서게 된다.
이처럼 이대 앞이 대형쇼핑몰들의 격전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는 하루 5만 여 명에 달하는 거대 유동인구에다 방학 기간에도 꾸준히 쇼핑객이 몰리는 보기 드문 대학가 상권이기 때문이다.
인근 A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이대 상권은 10대는 물론 구매력이 있는 20~30대 여성 소비층이 두터워 매장 권리금이 5,000만원~1억원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특급 상권”이라며 “품목도 동대문이나 명동처럼 저가위주가 아닌 디자이너의류 등 고급보세가 주를 이뤄 객단가도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이대 앞은 일본ㆍ중국인 관광객이 단골로 들르는 관광 특구인데다, 최근 서울시가 주도한 ‘찾고싶은 거리’ 조성사업도 마무리되면서 쇼핑 편의성이 증대돼 대형 쇼핑몰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쇼핑몰들은 각각의 특색을 내세워 상권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여념이 없다. 예스에이피엠은 지하철 2호선 이대입구역과 불과 5분 거리에 위치해 교통이 편리하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지상 1층을 공원으로 꾸며 쇼핑객들의 발길을 끌어 모은다는 전략이다. 메르체는 고급 패션가두점이 밀집해 유동인구가 많다는 장점을 살려 지하1층과 지상1층에 대형 팬시전문점 ‘코즈니’를 입점시켜 매출확대를 꾀할 방침이다. 팬시전문점을 통해 고객을 유인한 뒤 위층매장까지 둘러보게 하는 ‘분수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불과 100여 미터 반경 안에 대형쇼핑몰이 4개나 들어서면서 상권포화와 함께 과도한 판매 경쟁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학가의 탄탄한 구매력과 신촌역의 유동인구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신촌 밀리오레는 1, 2층과 멀티플렉스(메가박스)가 들어선 5, 6층을 제외한 대부분의 층이 극심한 공실로 몸살을 앓고 있고, 이대 정문 앞에 위치한 ‘파비’ 역시 3, 4, 5층이 비어있다. .
이에 대해 밀리오레 관계자는 “최근 신촌역 앞 광장 공사가 마무리됐고, 스포츠브랜드 매장(3층)과 핸드폰 전문점(4층)을 입점시켜 상가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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