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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 "아이 살려내라" 오열 성추행 당한뒤 살해된 허양 장례식 (고양=연합뉴스) 우영식 기자 용산 초등학생 살해 유기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용산경찰서는 20일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김모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김씨의 아들에 대해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가운데 20일 용의자 김모씨가 용산구 용문시장 자신의 신발가게에서 경찰과 함께 현장검증을 실시하자 피해 초등학생의 외할머니가 오열하고 있다. 서울=연합 용산 초등학생 살해사건 피해자 허모(11)양의 장례식이 22일 가족과 친지들의 오열 속에 진행됐다. 이웃집 아저씨에게 짓밟힌 `어린 영혼'의 발인제는 이날 오전 6시 경기도 고양시 관동대 명지병원 장례식장에서 유족과 조문객 등 50여명의 울음 속에 시작됐다. 하늘도 비통한 듯 눈물같은 비를 뿌린 가운데 허양의 부모들은 "내 딸 살려내라"며 울부짖어 지켜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발인제는 허양의 명복을 기원하는 불공으로 간단히 끝났으며, 유해는 이어 유족ㆍ조문객과 함께 오전 7시10분께 허양이 다니던 서울용산구 금양초등학교 교정을 찾았다. 교장 선생님 등 교직원 50여명이 두 줄로 늘어서 정문으로 들어오는 운구차를맞았고, 운동장에는 방학 중 이른 시간임에도 학교 친구들과 학부모 200여명이 찾아와 허양의 마지막 등교를 지켜보며 어린 원혼을 달랬다. 친척의 손에 들려 운구차에서 내린 허양의 영정은 교장 선생님, 담임 선생님과함께 정든 교정을 천천히 돌았고, 남편의 두 손을 꼭 잡고 뒤를 따른 허양 어머니는 울다 지친 듯 눈물마저 메말라 보였다. 학교 선생님들은 "허양은 보통 체격에 얌전한 아이였다. 또래보다 성숙했다는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하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학생들도 상당수 눈시울을 붉히면서 "불과 며칠전까지만 해도 함께 공부한 친구가 이렇게 갑자기 떠날 줄 몰랐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학교를 찾은 허양 친구 어머니는 "지난달에 우리 집에 와서 같이 밥도 먹었는데 그렇게 예쁜 애가 저런 피해를 보다니 너무나 안타깝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학교를 떠난 허양은 오전 9시50분 경기 고양시 서울 벽제 화장장으로 옮겨졌고유족은 차가운 스테인리스 받침대 위에 놓인 영정에서 분홍색 옷을 입고 환하게 웃는 허양의 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석별의 인사를 나눠야 했다. 승려의 독경 소리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허양의 관이 화장로로 옮겨져 돌아올 수없는 곳으로 떠나는 순간 외할아버지는 도저히 더는 지켜볼 수 없다는 듯 자리를 피했고, 외할머니는 손녀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다. 초췌하고 어두운 얼굴의 허양 아버지는 유리창에 기대 허양의 뼈가 추려지는 모습을 바라보다 딸의 영정을 두 팔로 꼭 끌어안으며 "아빠는 네가 어떤 모습이든지사랑한단다"라는 말을 되뇌다가 두 주먹에 얼굴을 묻고 울부짖었다. 장례절차를 도운 어머니 직장 동료 이모씨는 "허양 어머니가 사흘동안 식사를안 해 억지로 먹였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한숨을 쉬었고 어머니 친구라고 밝힌 여성은 "정부가 더 이상 애통한 죽음이 없도록 강력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기도 했다. 넋이 나간 듯 화장 장면을 지켜보다 분골 항아리를 받아든 허양 어머니는 항아리에 붙여진 딸의 이름 석자를 떼어 주머니에 고이 간직한 뒤 화장터를 떠났다. 입력시간 : 2006/02/22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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