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에 이어 6일에 또다시 국가산업단지인 울산석유화학공단에 정전이 발생해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울산공단 피해업체들이 공장을 재가동하는 데는 1주일가량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사고의 경우 과거와 달리 한국전력의 관리소홀 책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어서 피해 업체에 대한 보상문제가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의 경우 전기요금 현실화를 위해 산업용 전기요금을 6.5% 대폭 인상한 지 불과 하루 만에 산업단지가 정전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9ㆍ15 정전사태를 겪은 정부가 올 겨울철 전력수급난 타개를 위해 5일부터 동절기 전력수급대책에 본격 돌입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 터진 정전은 한전 측에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석유화학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전기요금까지 대폭 올려놓고 전력공급을 이렇게 할 수 있느냐"며 볼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공단 내 기업들의 경우 보통 수초에서 1~2분 정도 정전이 되면 자체 발전 전력으로 대체가 가능하지만 이번처럼 15분가량 정전될 경우 손을 쓸 수 없게 된다. 이번 정전사태에 따른 피해금액은 아직 정확히 추산되고 있지는 않지만 올해 초에 발생한 여수산단의 경우 정전피해액이 26개 업체 700억원에 달했다는 점에 비춰볼 때 이번에도 최소 수백억원에 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SK에너지의 한 관계자는 "정확한 피해규모를 파악하는 데만 최소 2~3일은 걸릴 것"이라며 "공장 중단으로 배관 속 제품을 거둬내고 다시 채워 넣는 작업이 이뤄질 수밖에 없어 재가동까지는 최소 1주일가량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정확한 정전사고 원인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이번 정전의 시발점이 한전이 관리하는 울산시 남구 용연변전소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한전이 사고책임자가 될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일단 변전소의 설비에 이상이 생겨 정전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정밀조사를 통한 정확한 사고원인을 파악한 후에 보상문제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단지가 대규모 정전으로 피해를 입은 것은 1월 여수산업단지에 이어 올해에만 두번째다. 여수산단의 경우 정전사고피해 조사단 결과 정전의 불가피성이 있었던 것으로 결론나면서 한전이 사고책임에서 벗어나 피해업체에 대한 보상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경우 일단 사고의 1차 원인이 변전소로 알려지고 있는 만큼 피해업체가 보상을 받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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