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군중심리와 주가
입력2003-03-28 00:00:00
수정
2003.03.28 00:00:00
불과 3년전 IT투자붐으로 신경제 신드롬이 한창일 때 미국 나스닥 지수가 5,000포인트를 돌파하고 코스닥 지수도 280포인트를 상회하자 일반 대중들은 코스닥은 물론 프리 코스닥에까지 대거 몰리며 열광했다.
그러나 코스닥 투자금액들이 10분의 1 토막 내지 휴지가 되어 버린 지금 이는 기업의 수익성을 도외시한 채 시장분위기에 도취된 주가는 오래가지 못하고 결국 펀더멘탈로 회귀한다는 교훈을 남겨 주었다.
증시격언에 `주가는 실물경제의 거울` 이라는 말이 있다. 장기적으로 주가는 일시적 시장패턴이나 수급보다는 실물경제 및 기업실적 등 펀더멘탈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주가는 이미 확정된 과거의 기업실적 보다는 미래의 기업가치를 미리 반영해 나타나기 때문에 불확실한 미래의 모습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태도가 낙관 또는 비관적이냐에 따라 크게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 더우기 투기적 성향이 내재되어 있는 주식시장에서는 시장참여자들의 심리상태에 따라 투자정보의 가치를 과대 또는 과소평가해 언제든지 거품을 만들 개연성을 내포하고 있다.
사실 주가란 주식시장에 혼재된 온갖 정보와 투자심리가 총체적으로 결집되어 나타나는 수치에 불과하다. 단기적으로 시장분위기 및 군중심리에 더 큰 영향을 받게 되기 때문에 주가수준이 언제나 합리성에 의거하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는 최근 이라크 전쟁 발발을 전후해 나타난 세계 주요증시의 모습에서도 볼 수 있다. 전쟁이라는 동일한 사실을 두고 투자심리가 시시각각 변하여 전쟁불안감으로 급속히 하락해 오던 주가가 개전 며칠 전부터는 오히려 급등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과거 걸프전이나 아프간전쟁시 전쟁전후에 걸쳐 주가가 급등했던 사례에서와 같이 이번에도 동일하게 반복되리라는 학습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가 합창하면 주가는 거꾸로 간다`는 증시격언처럼 주식시장에서는 주가전망이 한쪽으로 크게 일치되어 갈 경우 이내 군중심리와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흘러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대개 주가전망에서 군중심리의 일치가 일어날 때쯤은 과매도 또는 과매수 현상이 나타나 거품이 생기게 마련이지만 이러한 단기적 과열 또는 공황상태 이후 주가는 군중들을 야멸차게 외면해 버린다.
주식투자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역발상의 지혜를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남들이 다 예스(Yes)라고 할때 노(No)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역발상의 지혜를 갖기 위해서는 냉정한 심리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현재의 주가수준에 대해 자기나름의 판단기준과 행동원칙을 확립하고 특히 증시에서 군중의 쏠림현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보다 중장기적 시각에서 기본에 충실한 대응자세가 필요하다.
단기투자자라도 시장분위기에 맹목적으로 편승하는 것 보다는 단기적 행동의 원칙 예를 들면 적정 목표수익과 위험관리에 대한 원칙을 바탕으로 행동하면 변덕스런 시장에서 나름대로 성공할 수가 있는 것이다.
최근처럼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는 군중심리 보다 한발 앞선 판단과 실행을 하면 좋은 투자성과를 거둘 수 있다.
지금 국내증시는 이라크전쟁과 북핵문제 등 장외 악재와 세계경제의 침체 우려 등 어느 하나도 밝은 뉴스는 없다.
그러나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외부 악재는 시일이 감에 따라 해결될 것이고 경제 펀더멘탈의 개선 문제는 단지 시간의 지연일 뿐이다.
최악의 시나리오 경우가 아니라면 시장에 이미 노출된 악재의 효과는 상당부분 주가에 반영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또 현재 주가 수준으로 봤을 때 악재의 추가적 주가 반영이 있으면 오히려 더 좋은 투자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투자자라면 시장분위기나 군중심리에 휩쓸리는 것보다는 주가는 실물경기 보다 선행하여 움직인다는 평범한 진리를 새기면서 기본에 충실한 정도(正道)투자의 자세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겠다.
<장만호(대한투자신탁증권 경제연구소장)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