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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로 올라서며 가파르게 상승하던 소비자물가가 지난달 4개월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날씨 영향으로 채소 값이 들썩이기는 했지만 다른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가 상승세가 꺾인 것은 지난해 2월 상승률이 워낙 높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 탓도 있어 향후 안정세는 장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4.6(2005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다. 1월(3.1%)보다 0.4%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꺾인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만이다. 2월 가장 크게 오른 부분은 단연 신선식품지수로 전년 동월 대비 8.4% 상승했다. 특히 신선채소 부문이 전년 동월 대비 14.4% 올랐고 신선어개(13.5%), 기타 신선식품(10%) 등도 크게 뛰었다. 특히 배추(58.9%), 파(52%), 명태(40.3%) 등 서민들의 실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이른바 '장바구니 제품'들의 가격이 크게 올라 체감물가는 소비자물가지수를 웃돌 것으로 분석된다. 2월 신선식품 물가가 많이 오른 것은 평년보다 눈이 많이 오는 등 날씨가 고르지 못한데다 설 명절에 따른 수요 증가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공업제품은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한 가운데 휘발유(11.2%), 경유(10.0%), 자동차용 LPG(12.4%) 등 석유제품 가격상승률이 높았다. 다만 서비스 부문이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하는 데 그치며 안정세에 기여했다. 양동희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지난해 상반기에 물가 상승률이 높았던 기저효과가 있기 때문에 올 상반기에는 높은 상승률 추세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통상 3월에는 대학등록금 조정 등으로 서비스요금이 상승하지만 올해는 상당수 대학들이 등록금을 동결해 예년보다 물가상승 압력이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물가가 상반기에 높고 하반기에 안정세를 보인 이른바 '상고하저'형을 보였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물가가 조금만 움직여도 큰 폭으로 오르는 역기저효과를 나타낼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물가가 안정됐던 것은 2008년 하반기 5%대의 고공행진에 따른 기저효과 탓이 컸기 때문에 이번에는 반대의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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