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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 늘어 롯데 이미지 개선… 비상장 계열사 IPO도 탄력 받나

■ 액면분할 가능성 커진 롯데제과·칠성

상장 주관사 선정한 롯데정보·렌탈·건설

IPO작업 가속 예상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권 분쟁으로 얼룩진 기업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기로 하면서 롯데칠성(005300)과 롯데제과(004990) 등 초고가 황제주들의 액면분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주당 100만원이 넘는 비싼 가격 탓에 일반인들에게는 '그림의 떡'에 불과했던 황제주들을 액면분할하게 될 경우 개인투자자의 참여 확대와 거래 활성화를 통해 소액주주들에게는 폐쇄적인 기업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씻어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아울러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 추진을 계기로 그동안 주식시장 밖에서 맴돌던 비상장 롯데 계열사들의 IPO 여부도 주목된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롯데칠성(223만8,000원)과 롯데제과(195만9,000원)는 1주당 가격이 가장 비싼 종목 1·2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롯데푸드(002270)(98만2,000원)는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오리온과 함께 비싼 몸값의 주식 7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종목의 발행주식 수는 덩치에 걸맞지 않게 적다. 롯데칠성(123만7,000주), 롯데제과(142만1,000주), 롯데푸드(136만9,000주) 등의 발행주식 수는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 평균(1억4,000만주)의 100분의1 수준이다. 발행주식 수가 턱없이 적다 보니 거래 역시 부진할 수밖에 없다. 올 들어 롯데칠성(4,921주)과 롯데제과(2,098주)의 일 평균 거래량은 같은 기간 음식료 업종 평균(15만4,195주)에 훨씬 못 미친다.

이러한 이유로 그동안 롯데 황제주들의 액면분할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꾸준히 제기돼왔다. 올해 초 유가증권 상장법인 중 초고가·저유동성 기업 38곳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을 대상으로 한 간담회에서도 거래소는 롯데칠성과 롯데칠성의 액면분할을 재차 주문했다. 이에 대해 당시 롯데제과 임원은 "액면분할과 관련해 자주 거론되는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변화하는 추세에 맞춰 액면분할을 검토하고 점진적으로 부합하는 방향으로 노력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신격호 총괄회장이 여전히 황제주 칭호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이면서 액면분할 시도는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이 전면적인 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약속하면서 롯데 황제주들의 액면분할 가능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롯데가 추진하기로 한 순환출자 해소와 호텔롯데의 IPO 등 지배구조 개선작업이 본격화되면 초고가 황제주에 대한 액면분할이 뒤따라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액면분할을 통해 개인투자자의 참여가 늘면 유동성 확보는 물론 기업 이미지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대표적 황제주로 군림해오던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지난 5월 액면분할을 실시한 이후 일 평균 거래량은 전년보다 57.3% 증가했고 거래대금은 무려 3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액면분할로 개인투자자의 참여가 늘면서 지난해 53.8%에 달했던 외국인의 매매비중은 35.1%로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개인 비중은 18.3%에서 43.8%로 급증했다.



호텔롯데의 IPO 추진을 계기로 롯데그룹 비상장 계열사들의 IPO도 주목된다. 재벌닷컴이 자산 상위 10대 그룹의 상장 현황을 조사한 결과 롯데그룹은 81개 계열사 중 8개사만 상장돼 9.9%의 비율로 국내 10대 그룹 중 꼴찌에 머물렀다.

현재 롯데그룹 계열의 비상장사 가운데 상장 주관사를 선정한 곳은 롯데정보통신과 롯데렌탈, 롯데건설 등 3곳이다. 롯데정보통신은 신동빈 회장이 2011년 회장 승진 후 첫 IPO 대상으로 낙점해 2013년부터 상장을 추진해온 만큼 상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계열사로 꼽힌다. 현재 KDB대우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해 예비심사 청구 등의 준비까지 모두 마친 상태다.

6월 롯데그룹이 경영권 인수를 마친 KT렌탈의 경우 롯데렌탈로 간판을 바꾼 만큼 조만간 대표 주관사를 다시 선정해 IPO 작업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NH투자증권이 대표주관을 맡고 있는 롯데건설의 경우 김치현 사장의 임기 내 상장 방침에도 실적부진 탓에 IPO 작업이 잠시 중단됐지만 롯데 비상장사들의 IPO 움직임에 맞춰 상장이 다시금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오는 17일로 예정된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일본계 주주의 지지를 획득해 호텔롯데 상장이 가시화될 경우 또 다른 비상장사들로 IPO 물결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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