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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포커스] "저유가가 기회" 북미시장 반전 노리는 현대차

소비형태 U턴 조짐… 연비개선 시간 벌었다

저유가에 대형차 판매 다시 상승세

판매 인센티브 확대 등 마케팅 강화


현대자동차의 북미 시장 고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10월에 이어 블랙프라이데이가 있던 11월에도 미국 내 판매가 감소한 탓이다. 엔저를 내세운 일본차나 미국 업체에 낀 샌드위치 신세다. 지난달 미국에서 있었던 연비 논란도 판매량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대차 안팎에서는 새롭게 찾아온 저유가 상황이 반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는 오는 2020년까지 연비를 지금보다 25% 높여 경쟁력을 확보할 예정인데 그때까지 낮은 기름값이 시간을 벌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도 딜러에 주는 인센티브를 늘리면서 마케팅 강화에 나섰다.

◇경쟁사보다 상대적으로 부진한 북미 실적=3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에서 5만3,672대를 팔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줄어든 수치다. 올해 누적으로 66만1,211대를 팔아 1% 성장하는 데 그쳤다. 기아자동차의 지난달 판매량은 1% 줄었지만 누적으로는 7% 증가했다.

반면 현대차의 주요 경쟁상대인 일본차는 엔저와 높은 판매 인센티브를 내세워 판매를 늘려나가고 있다.

혼다는 지난달에 10만6,957대를 팔아 전년 같은 기간보다 5% 증가했고 도요타도 3% 성장했다. 특히 렉서스는 11월에 7%나 급증했다.

미국 전체적으로는 지난달 자동차 판매량은 5%, 올 들어서는 6% 증가했다. 이를 감안하면 현대차 실적은 상대적으로 빈약한 셈이다.

더욱이 엔저를 무기로 일본 완성차 업체들은 딜러들(차 판매상)에게 큰 폭의 인센티브를 주면서 판매를 독려하고 있다. 현대차도 최근 딜러들에게 나가는 인센티브를 높이면서 일본차 업체를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대당 1,377달러였던 현대차의 인센티브는 9월 기준으로 1,756달러까지 올라갔다. 도요타 같은 일본 '빅3' 업체는 같은 기간 1,938달러에서 2,196달러로 상승했다. 여전히 일본 업체의 인센티브가 많지만 그 차이는 빠르게 줄고 있다.

◇저유가가 새로운 기회=하지만 그룹 안팎에서는 저유가 상황이 현대차가 미국에서 활력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의 고위관계자는 "미국에서 저유가 때문에 대형차가 많이 팔리고 있다"며 "우리에게는 좋은 부분"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연비에 둔감한 시장이지만 최근 몇 년 새 도요타의 프리우스가 불티나게 팔릴 정도로 하이브리드와 연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러나 다시 저유가 시기에 접어들면서 예전의 소비 스타일로 돌아가는 조짐이다.

실제 미국 지프(Jeep)사의 판매량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체로키 같은 중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을 판매하는 지프는 지난달 미국에서 5만7,489대를 팔아 전년 대비 27% 성장했다. 누적기준으로는 44%나 증가했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저유가가 현대차에는 큰 기회"라면서도 "경쟁모델도 연비개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더 빠른 속도로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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