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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068270)이 회사 설립 13년 만에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다. 그동안 대표이사를 맡아왔던 창업자 서정진 회장은 이사회 의장으로 회사의 미래 비전과 중장기 전략 구상에 집중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20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이사회를 열고 서 회장 후임으로 기우성 사장과 김형기 사장을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사회에 앞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서 회장은 이사 임기를 3년 연장했으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 자리만 맡게 됐다. 서 회장은 앞으로 그룹의 미래비전과 중장기 전략을 구상하고 해외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정은 "'축성의 시기가 완료되고 수성의 시기로 전환되는 2015년 전문경영인체제로 바꾸겠다'던 서 회장의 약속이 이뤄진 것"이라는 게 셀트리온의 설명이다. 서 회장은 2002년 셀트리온 창립 초기부터 회사의 사업모델이 완성되고 안정적인 성장단계로 접어드는 시점을 올해로 꼽으며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혀왔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전문경영인체제로의 전환은 사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시스템을 안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사업 초기에는 과감한 결단과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하지만 안정기에 접어들면 시스템화된 접근이 필요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기 사장은 설립 초기부터 생산과 임상·허가 부문을 담당했으며 세계 첫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의 유럽 허가를 진두지휘했다. 또 김 사장은 전략기획과 재무통으로 테마섹 등의 해외 투자유치를 주도했다. 앞으로 기 사장은 생산·품질·임상 허가 부문을, 김 사장은 경영관리·재무·연구개발(R&D) 등을 담당하게 된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에 이어 이달 중 주총과 이사회를 통해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068760) 등 주력 계열사 대표이사 자리에서도 물러나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생명공학연구소를 이끌며 램시마 등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주도했던 홍승서 사장이, 셀트리온제약은 오창공장 생산품질부문장 등을 맡았던 김만훈 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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