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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잇속챙기기… 졸속 우려/내년 예산안처리 어떻게 돼가나
입력1997-11-14 00:00:00
수정
1997.11.14 00:00:00
온종훈 기자
◎의원들 민원성 지역사업에 배정로비 열중/대선영향 회기 30일 단축,심의일정도 부족 최근 경제위기로 관심이 집중돼 있는 내년 예산안이 대선 분위기에 휩싸인 여야 정치권의 무관심과 잇속챙기기에 밀려 졸속 처리될 위기에 놓였다.
정부의 당초 긴축의지와는 달리 내년도 나라 살림살이 규모는 신한국당과 협의과정에서 8천4백억원이 증액됐고 다시 상임위 부별 심의 과정에서 8천3백억원이 늘어나 총 71조1천9백억원(일반회계) 규모로 늘어난 상태에서 13일 예결위 계수조정 소위로 넘겨졌다.
이 과정에서 여야의원들은 정권말기임을 노려 민원성 지역 사업비를 미리 배정받기 위한 예산로비를 하고 있다. 즉 여당의원들의 증액 요구에 야당이 묵인하고 있으며 야당측 요구에 대해서도 여당이 적극적인 방어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물론 각 정당은 나름대로 이번 계수조정 과정에서 불요불급한 예산을 삭감한다는 외부적 방침은 세워놓고는 있다.
그러나 대선국면 때문에 여야 국회의원들이 예산 심의에 열의를 보이지 않고 있는 만큼 삭감의지가 제대로 지켜질지 의심스러운 상태다. 여야의원들은 특히 예산 심의과정에서 민원성 사업들을 끼워넣기 등을 통해 내몫 챙기기에 나서고 있다.
물론 심의과정에서 증액형태는 예년에도 있었고 대부분 계수조정과정에서 반영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올 국회가 대선 때문에 원천적으로 30일이나 회기를 단축했기 때문에 사업의 타당성이나 완급을 따질 만큼 심의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도 예산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 계수조정 소위에 올라온 예산안들에는 허점이 많다.
우선 정부 원안에서도 어업권 보상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부산 가덕도 신항만 건설사업의 내년 예산은 정부가 올해보다 1백% 증액한 1천 8백억원을 배정했다.
99년 착공하는 이 공사를 위해 올해와 내년에 2천7백억원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특히 올 예산도 전액 집행하지 못한 상태에서 수협에 예탁, 사업비를 잠재우고 있는 것을 보면 증액부분에 대한 정부 논리는 허점이 많다.
여기다 신한국당과 당정협의 과정에서 김해 경전철, 경주 문화엑스포, 강원관광엑스포, 바르게 살기운동 협의회 등 관변단체 지원금을 지나치게 증액, 비판의 소리가 높다. 특히 신항만, 김해 경전철 등은 「부산경남」 지역의원들의 지역챙기기에다 강경식부총리의 「대통령 지역챙기기」도 한몫하고 있다는 인상이다.
상임위 부별 심의과정에서는 여야 의원들의 이해관계가 같이 걸린 4급 보좌관 신설로 1백42억원의 예산이 올라온 것을 비롯해 국회의원들의 이해가 걸린 지역사업 예산까지 덧붙였다.
특히 부별 심의과정의 지역사업들 중에는 광주도심철도, 강릉역 현대화, 황학산(김천)청소년 수련원, 신안관광단지 개발, 춘천구곡폭포관광지 등 항목만 보아도 지나친 민원성 지역사업임이 드러난다.
올해 예산은 세수부족으로 감액 추경예산을 편성했다. 또 내년의 세수전망도 불투명하다는 점에 정부와 여야 정치권은 공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내년 예산심의 과정에서 지역성 민원사업들이 돌출하면서 당초의 긴축 방침을 크게 벗어나고 있다는 것이 정가의 지적이다.<온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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