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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금융과 IT(정보기술)을 결합한 핀테크 산업 육성 의지를 밝히면서 전자결제, IT 등 관련주가 올해 증시의 주요 테마로 급부상하고 있다. 정부는 연초부터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등 핀테크 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 방침을 내놓고 있다. 시장은 핀테크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는 KG이니시스, 한국사이버결제, 다날 등 전자결제주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핀테크 산업의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로 시야를 넓혀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표면적으로는 '결제'가 핀테크 산업의 핵심처럼 보이지만 보안, 빅데이터 처리, 클라우드 인프라 등 전자결제를 백업하는 기술이 반드시 수반돼야 핀테크가 제대로 가동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핀테크 활성화를 막는 금산 규제 등을 오는 6월까지 완화하게 되면 핀테크 및 이에 대한 핵심 기술인 보안, 클라우드 인프라, 빅데이터 등을 다루는 업체들의 실적 개선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전문가들은 "아직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이러한 업체들이 클라우드 인프라 등을 통해서 얼마나 실적을 낼 수 있는지를 예측하긴 힘들지만, 핵심 기술을 보유한 회사들은 확실히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클라우드 도입률은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비율이지만 작년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33% 이상 급증했다. 클라우드 발전법이 통과되면 클라우드 시장은 정부의 핀테크 육성 방침과 시너지를 내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 아마존, 알리바바 등 해외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이 세 요소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결제 관련 기업을 인수하거나 자체 기술을 개발하는 방식으로 핀테크 산업에 진출했다. 하지만 국내 전자결제 업체들의 경우 보안기술, 빅데이터 처리 기술, 클라우드 인프라를 모두 확보하기는 어려운 실정이어서 이러한 시스템을 갖춘 대형 IT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보안, 빅데이터 처리기술, 클라우드 인프라 등을 보유한 '숨겨진 핀테크 테마주'로 SK C&C, 삼성SDS, LG CNS, KT 등 대형 IT 기업에 주목하고 있다.
우선 삼성SDS, SK C&C, LG CNS, KT는 대규모의 클라우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클라우드란 인터넷과 연결된 중앙 컴퓨터에 소프트웨어나 데이터를 저장해 놓으면 언제 어디서든 그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삼성SDS는 서울 상암동에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센터를 올해 2·4분기 말에 준공할 예정이다. LG CNS도 부산 글로벌 클라우드 센터에 이어 서울권에 새로운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급성장하는 중국의 인터넷 쇼핑 시장 규모도 국내 클라우드 인프라, 빅데이터 기술을 갖춘 국내 기업의 실적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중국의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는 지난해 2조7,0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중국 클라우드 인프라나 보안 등의 기술력 수준은 높지 않다.
서동필 IBK 투자전략 팀장은 "중국은 늘어나는 데이터로 인해 클라우드 수요가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라며 "규제로 인해 미국 기업 진출이 어려운데다 한·중 FTA 타결로 인해 관련 서비스 업체들의 중국 내 인프라 사업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실제 SK C&C는 지난해 중국 본토는 아니지만 대만의 전자 지갑 시장에 진출했다. 대만 모든 이동통신사와 교통카드사의 모바일 커머스 합작기업인 ADTC의 모바일 지갑 구축 시스템 사업을 수주했다. 대만 최초로 근거리 통신 기술을 이용한 결제 방식이다. 대만의 이동통신사 가입자는 약 2,900만명 수준이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과 중국의 IT 서비스 기업들의 가장 중요한 미래 성장원은 클라우드 산업으로 관련 기업의 주가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클라우드 인프라와 플랫폼은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 헬스케어 등 미래 산업의 근간으로 삼성SDS 등 대형 IT업체들의 실적에도 도움이 될 것이며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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