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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 보수냐 보상이냐

일부기업 보수한도액 초과로 배임죄 논란

연봉 5억원이 넘는 상장사 임원의 연봉이 공개된 후 퇴직 임원에게 지급된 '퇴직금'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일부 기업이 퇴직금 지급으로 임원의 보수 한도액을 초과해 배임죄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건설화학(000860)공업은 지난해 4명의 등기이사에게 총 16억6,600만원의 보수를 지급해 주주총회에서 승인한 임원의 보수 한도 8억원을 2배 이상 뛰어넘었다. 에이블씨엔씨(078520)는 2명의 등기이사에게 36억1,400만원을 지급해 임원 보수한도를 81% 초과했고 한국쉘석유(002960)·경남에너지(008020)·한국철강(104700) 등도 등기이사들에게 보수한도를 넘어서는 보수를 지급했다.

이들 기업이 등기이사들에게 급여한도를 초과해 보수를 지급한 것은 퇴직금 때문이다. 건설화학공업은 신경태 대표이사에게 9억7,000만원가량을 퇴직금으로 줬고 한국철강은 보수한도(70억원)의 절반이 넘는 40억원가량을 지난해 퇴직한 김만열 전 부회장에게 퇴직금으로 지급했다. 경남에너지는 이택수 전 대표이사(8억7,670만원)와 진점찬 전 감사(7억5,951만원)에게 지급한 퇴직금만으로 보수한도(21억원)의 77%를 채웠다.



문제는 퇴직금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해당 기업이 배임죄에 해당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만약 퇴직금을 '급여'의 일부로 해석한다면 이들 기업은 모두 배임에 해당한다. 하지만 퇴직금을 스톡옵션과 마찬가지로 '보상' 차원으로 판단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금융당국 역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앞으로 배임 논란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퇴직금을 보수의 개념으로 판단하면 임원보수 한도를 초과한 것은 명백한 배임죄에 해당한다"면서도 "하지만 아직까지 법적으로 퇴직금을 '보수'로 볼 것이냐 '보상'으로 볼 것이냐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기 때문에 보다 명확한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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