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상장회사들의 직원 1인당 생산성이 금융위기 이전보다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수출증대, 비용절감, 신제품 출시 등에 주력한 결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19일 서울경제신문이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상위 50개 종목의 직원 1인당 생산성을 조사한 결과 올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에서는 29개 기업(58%)이, 코스닥시장에서는 33개 기업(66%)의 생산성이 지난 2008년 같은 기간보다 향상됐다. 직원 1인당 생산성은 회사의 영업이익을 직원 수로 나눈 값으로 직원 1명이 얼마만큼의 수익성을 내는지를 나타낸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과 현재 생산성을 비교했을 때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승률이 가장 크게 향상된 곳은 대한항공이다. 대한항공은 2008년 상반기에는 직원 1인당 640만원의 손실을 냈지만 올 상반기에는 3,633만원의 영업이익을 내 생산성 향상률이 무려 666.63%를 기록했다. 그 뒤를 삼성전기(544.16%), 엔씨소프트(396.72%), 하이닉스(372.27%), 기아차(237.44%) 등이 이었다. 유가증권시장 종목 가운데 생산성이 부진한 곳은 21개 업체였다. 한국전력의 생산성은 119.81% 하락했고 LG전자도 106.41% 떨어졌다. S-OIL(-77.23%), 우리금융(-54.33%), 현대상선(-48.57%) 등도 생산성이 하락한 업체들이다. 그룹별로 살펴보면 삼성그룹과 현대ㆍ기아차그룹 계열사들의 생산성 향상이 눈에 띄었다. 삼성 계열사 가운데서는 삼성물산과 삼성테크윈을 제외한 6곳(삼성전기ㆍ삼성엔지니어링ㆍ삼성SDIㆍ삼성전자ㆍ삼성카드ㆍ삼성중공업)의 생산성이 향상됐다. 현대ㆍ기아차그룹 계열사에서도 기아차ㆍ글로비스ㆍ현대모비스ㆍ현대차 등 4곳 모두의 생산성이 늘었다. 한편 LG그룹 계열사 중에서는 LG화학(89.32%)과 LG생활건강(19.16%)의 생산성은 나아졌지만 LG(-52.00%), LG디스플레이(-46.99%), LG전자 등 3곳은 후퇴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생산성 향상이 이어졌다. 셀트리온의 생산성은 2008년 상반기 20만원에 불과했지만 올 상반기에는 1억3,968만원으로 급증했고 에스엠(1,083.01%), 파라다이스(545.75%), 주성엔지니어링(496.96%), 심텍(402.67%), 서울반도체(308.25%), 인터플렉스(284.98%), 한빛방송(273.76%) 등도 상승률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태웅(-85.86%), 태광(-107.97%), 성광벤드(-64.42%) 등 글로벌 금융위기 전 코스닥시장을 주름잡았던 단조업체들의 생산성은 크게 하락했다. 국내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직원 1인당 생산성은 기업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인재를 활용하고 있는지, 기업의 발전전략은 제대로 실행되고 있는지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지표"라며 "많은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에도 경쟁력이 향상됐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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