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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한 실업률 3% 시대(사설)
입력1997-04-01 00:00:00
수정
1997.04.01 00:00:00
실업률이 3%대를 넘어섰다. 94년의 3.2%를 최고로 이후 줄곧 2%대를 유지하던 실업률이 지난 1월 2.6%로 뛰어 오르더니 2월들어 3.2%로 3%대를 훌쩍 넘어버렸다.1월중 실업자가 7만2천여명이 증가했는데 근로일수가 적은 2월에 11만1천명이 늘어났다. 두달새 하루 3천여명씩 18만3천명의 실업자가 새로 생겨 실업자 총수가 66만2천명에 이른 것이다. 대학졸업철이라는 계절적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예사롭지 않은 증가세이다.
유럽국가들의 10%대 실업률보다는 낮지만 작년도 미국(5.4%) 일본(3.4%)과 엇비슷한 수준이고, 내용을 들여다보면 더 우려스럽다. 통상 2∼3%대의 실업률은 완전고용에 가깝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의 고용통계의 맹점과 미흡한 사회보장제도를 감안하면 실제로는 3%대를 훨씬 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같은 추세가 연말까지 지속된다면 우리나라도 서구식의 두자릿수 실업률 시대에 접어들지 모른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실업자 2백만명 시대는 상상하기 만도 끔찍하다.
올들어서만 하루 평균 46.3개 꼴로 모두 2천1백15개의 기업이 도산한 판이다. 경기침체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고 기업의 투자위축도 쉽사리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감량경영에 급급한 기업들은 될수록 신규고용을 줄이고 있다. 최근 리쿠르트사가 주최하고 서울경제신문이 후원한 고용박람회에는 이틀새 6만명의 구직인파가 몰려 북적댔으나 참가업체는 오히려 줄었다고 한다. 리쿠르트사는 올 상반기중 30대그룹의 신규채용규모가 작년동기 대비 23.2%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도 성장저하를 감내하면서라도 경제의 체질개선을 기하겠다는 자세이고 이를 탓할 수도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정부는 특히 벤처기업을 활성화해 고용창출을 꾀하겠다는 정책이지만 고용효과가 큰 제조업이 회생하지 않는한 벤처기업만으로 고용불안을 해소하기는 어렵다.
지금같은 경제환경의 격변기를 맞아 노사는 기술개발 및 경영합리화를 통해 해고를 최소화하면서 슬기롭게 격랑을 헤쳐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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