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외환위기 이후 ‘철밥통’ 기업문화를 벗어던지고 ‘야성의 기업문화’로 무장한 게 코리안리의 도약 배경으로 작용했습니다. 먹을 것이 없으면 나무 뿌리라도 캐먹는 게 바로 ‘야성’입니다.” 박종원(사진) 코리안리 사장은 기업문화가 바뀐 것을 코리안리의 회생 비결로 꼽았다. 박 사장이 코리안리 사장으로 취임한 것은 지난 98년 7월. 재경부 공보관으로 재직하다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로 변신했다. 당시 코리안리는 보증보험의 회사채 보증 가운데 10%를 재보험으로 떠안는 바람에 3,000억원 이상의 결손을 내며 파산 위기에 몰려 있었다. 박 사장은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동시에 활기찬 기업문화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코리안리는 공적자금을 받지 않고도 당당히 회생했다. 박 사장 취임 이후 코리안리는 연평균 13.5%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 최근 코리안리의 대주주는 박 사장의 4연임을 확정했다. 오는 6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승인을 얻으면 코리안리를 무려 12년간 이끌게 된다. 이는 물론 코리안리가 괄목할 만한 경영실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코리안리는 현재 아시아에서는 1위, 전세계에서는 13위를 달리는 재보험사로 자리잡았다. 박 사장은 “야성의 기업문화가 자리잡다 보니 자연스럽게 경영성과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98년 사장으로 취임했을 때는 신입사원들이 ‘망하는 기업에 무엇 하려고 왔느냐’는 소리를 들어야 했지만 지금은 신입사원들의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코리안리는 국내 시장에서는 취급하지 않던 항공보험, 해외건설 기술보험 등 신상품을 적극 개발하는 한편 해외로 눈을 돌려 일본과 중국ㆍ서남아ㆍ베트남ㆍ인도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면서 “야성적인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이처럼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것이 경영성과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중국 서단 우르무츠에 재보험사 사장으로는 처음 다녀왔다”면서 “앞으로 해외 재보험자에 대한 투자를 비롯해 선진 재보험사의 기술 노하우 전수 등을 통해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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