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ㆍ유럽ㆍ일본 등 선진국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 있는 반면 중국ㆍ브라질 등 이른바 ‘이머징 마켓’ 증시는 다시 상승의 날개를 활짝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머징 마켓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도 최근 들어 가파른 수익률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적극적인 주식매수는 무리겠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해외펀드 분할매수를 검토해볼 시점이라고 권유한다. 6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3% 넘게 상승하며 2,100선을 하루 만에 가뿐하게 넘어섰다. 지난해 12월31일 1,820선을 바닥으로 불과 한달여 만에 2,100선까지 뛰어오르며 20% 가까운 ‘폭등세’를 연출했다. 중국 정부의 유동성 확대 등 다양한 정책 호재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설 연휴 이후 상승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국내 중국 펀드들이 투자하고 있는 홍콩H지수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홍콩H지수는 최근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7,500선을 돌파하긴 했지만 지난 1월 최고점인 8,600선보다는 1,000포인트 이상 하락한 상태다. 최근 브라질 증시는 이머징마켓 가운데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는 지난해 11월 3만1,250선을 저점으로 1월 초에는 4만2,000포인트까지 수직 상승했다. 그후 단기 조정을 거치다가 5일에는 4만1,000선을 다시 회복했다. 이들 증시의 선전에 힘입어 관련 펀드 수익률 역시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PCA 차이나드래곤 A쉐어 주식A-1’펀드는 최근 3개월간 무려 34.85%의 수익률로 2007년 중국 펀드 전성기 때의 단기 수익률에 육박했다. ‘삼성 KODEX차이나H(12.86%)’, ‘동부차이나주식1(12.63%)’ 등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주식형자 1(1개월 9.94%)’ 등 브라질 펀드 역시 꾸준히 선방했다. 전문가들은 중국ㆍ브라질 시장이 선전하고는 있지만 지속적인 상승을 기대하기는 아직 이른 만큼 박스권 하단에서의 매수전략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조완제 삼성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중국의 경우 현재 수준에서 크게 떨어지지는 않겠지만 당분간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고 브라질 역시 내수 위축에 시달리고 있다”며 “지금은 리스크 관리에 치중하되 하락할 때마다 분할매수를 통해 주식비중을 늘리는 걸 검토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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