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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in 뉴스] 진화하는 디스플레이

유리창 너머 가상공간…'아파트 1층의 혁명' 현실로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 완료

내년엔 '폴더블 스마트폰' 상용화

초소형 PC·전자도서에도 곧 적용

LG디스플레이 모델이 18인치 패널에 가상 공간을 띄워놓은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7월 개발한 18인치 플렉시블 OLED의 모습. /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간단한 버튼 조작만으로 아파트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이 매연 가득한 회색도시에서 에메랄드빛 바다로 바뀐다.

영화와 드라마를 즐길 수 있는 스마트폰은 더 이상 '네모난 상자' 형태가 아니다. 휘거나 구부려도 깨지지 않고 외출할 때는 두루마리 휴지처럼 둘둘 말아서 몸 안에 휴대하면 만사형통이다.

데이터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작업인 디스플레이 기술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굳이 땅값이 비싼 한강 근처가 아니라도 '한강 조망권'을 누리고 자유자재로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휴대폰을 손에 넣는 신세계도 멀지 않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LG디스플레이의 한 고위 관계자는 23일 "유리창에 가상공간을 띄우는 디스플레이 기술은 이미 개발이 완료되고 홍보용 시제품까지 나와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수요에 따른 대량생산과 안정적인 공급 문제 때문에 상용화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글로벌 시장의 양대 산맥인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전 세계 시장의 5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가 여태껏 겪어 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을 선사해줄 디스플레이 기술로는 크게 투명 디스플레이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거론된다.

이 중 아파트의 유리창 너머로 가상공간을 띄울 수 있게끔 하는 기술이 바로 투명 디스플레이다.

이 기술은 현재 항공기나 전투기·광고판 등에 부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또 현대차와 메르세데스벤츠·BMW 등 럭셔리 세단을 중심으로 운전석 바로 앞 유리창에 조그맣게 주행 정보를 표시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이 기술이 실제 적용된 사례다.

이와 함께 내부를 훤히 보여주면서 소비자의 구미를 당길 수 있는 광고를 동시에 시현하는 투명 냉장고는 핵심 고객인 주부층의 미지근한 반응으로 상품화가 좌절됐지만 편의점을 비롯한 업소용으로 향후 다양한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처럼 제한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투명 디스플레이의 적용 범위가 점점 넓어져 아파트 등의 주거공간을 중심으로 상용화될 경우 그 효용은 단순히 멋들어진 배경을 감상하고 즐기는 '정신적 풍요로움'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통 아파트의 1~3층과 같은 단층에 사는 사람들은 바깥에서 훤히 들여다보이는 안쪽 풍경이 늘 은근한 골칫거리다. 귀찮아도 적당히 옷을 갖춰 입고 돌아다니거나 그게 싫다면 항상 커튼이나 블라인드로 창문을 가리고 있을 수밖에 없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이 주거지에 적용되면 이 같은 고민이 바로 사라지게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기술의 진화가 '아파트 1층의 혁명'을 가져다주는 셈이다.

또 다른 유망 분야인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말 그래도 휘어지고 구부려도 동일한 화질을 구현하는 '종이 같은 디스플레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사물을 최대한 실감 나게 보여주면서도 경량화를 통해 휴대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기술 진화 단계는 '커브드(curved)-벤디드(bended)-폴더블(foldable)-롤러블(rollable)' 등의 순으로 구분된다.

상하 또는 좌우로 구부러진 LG전자의 'G플렉스2'와 삼성전자의 '커브드 엣지 디스플레이'는 1단계와 2단계 사이의 기술 수준을 보여주는 제품으로 평가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한 관계자는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의 상용화는 2016년께 이뤄질 것으로 시장에서는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아직까지는 휴대폰이나 웨어러블 기기 같은 모바일 제품에 주로 쓰이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대면적화 기술이 확보되면 노트북과 모니터 등 정보기술(IT) 산업 전반에까지 확대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출판물 역할을 대체하고 있는 e북이나 노트북에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기술이 적용되면 초소형 휴대용 PC나 전자도서 등의 개념이 실제로 구현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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